[지방선거 D-6] 판 커진 재보선… “압도적 지지與” vs “텃밭 지켜野”

입력 2018-06-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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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전국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재보선은 규모 면에서도 크지만 선거구가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어 ‘미니총선’으로 평가된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2년간 후반기 원 구성 등 국회 정치 지형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있다.

◇역대 세 번째 규모 재보선… ‘원내 1당’ 걸린 혈투 =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지역은 △서울 송파을 △서울 노원병 △인천 남동구갑 △충남 천안갑 △충북 제천·단양 △충남 천안병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광주 서구갑 △전남 영암·무안 ·신안 △경남 김해을 △경북 김천 등 총 12곳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이 사직하거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이다.

재보선이 치러지는 선거구의 의석은 애초 자유한국당이 4곳, 더불어민주당이 3곳,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 3곳, 민주평화당 1곳, 민중당 1곳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3곳, 충청권 3곳, 영남권 4곳, 호남권 2곳으로 고루 분포돼 있다. 특정 정당에 유리하다고 할 수 없고 선거전에 따라 판세가 변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12석이 걸린 이번 재보선은 2000년대 들어 2014년(15곳), 2002년(13곳)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현재 더불어민주당(119석)과 자유한국당(113석)의 의석은 불과 6석 차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원내 1당이 바뀔 수 있다. 어느 당이 1당이 되느냐에 따라 후반기 국회 의장단 선출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선출과 상임위 구성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까지 예상 성적표는 민주당이 우세하다. KBS·MBC·SBS가 여론조사기관 3곳에 의뢰해 4일 발표한 재보선 12곳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2곳 중 민주당 후보가 11곳에서 지지율 1위로 나타났다. 나머지 1곳은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의 김천인데, 민주당은 ‘적격 후보가 없다’며 무공천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한국당 송언석 후보(22.8%)가 무소속 최대원 후보(29.1%)에게 오차범위 안에서 뒤진 것으로 나왔다. 여론조사가 그대로 투표로 이어진다면 민주당은 11석을 얻고, 한국당은 0석을 얻게 돼 두 당의 의석 수 격차는 17석으로 벌어지게 된다.

◇후반기 국회 역학관계 가늠자… 격전지 예상성적은 =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는 서울 송파을과 노원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문’ 최재성 민주당 후보,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직접 영입한 배현진 한국당 후보, 공천 내홍 끝에 공천장을 거머쥔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격돌한다.

송파을은 과거부터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불리던 지역이지만 현재로서는 최재성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론조사 수치는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1위(39.2%), 배현진 후보는 18.4%로 2위, 공천 내홍 끝에 후보를 확정한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는 6.3%로 3위다. 다만 송파을 지역의 특성상 ‘숨은 보수’가 많다는 점에서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한국당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보수 진영 후보의 단일화 이슈도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서울 노원병도 관심 지역이다. 서울 노원병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8년간 이 지역 구청장을 역임한 김성환 후보가 출격한 가운데 한국당은 국민의당 부대변인 출신인 강연재 후보, 바른미래당에서는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이준석 후보가 나섰다. 현재 여론조사로는 민주당 김성환 후보가 1위(46.6%), 이준석 후보(11.5%) 2위, 강연재 후보(5.7%) 3위 순이다. 현재까지 표면화된 민심은 민주당에 유리하지만 2, 3위 후보의 추격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야당도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는 민주당 우위… “낮은 투표율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 민주당 후보들은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지역에서도 대체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경수 전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김해을에서도 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한국당 서종길 후보에 여론조사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당 배덕광 전 의원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을에서 민주당 윤준호 후보(35.7%)가 한국당 김대식 후보(16.3%)를 앞섰다. 충북 제천-단양에서도 민주당 이후삼 후보(35.8%)가 한국당 엄태영 후보(22.5%)를 앞서는 양상이다. 충북 제천-단양은 지난해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제쳤던 곳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광주전남 재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은 광주 서갑, 전남 영암-무안-신안에서 민주평화당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1석에 불과한 광주전남 지역 의석이 선거 이후 3석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접전이 예상되던 인천 남동갑과 충남 천안병 등 지역에서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앞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 대한 낮아진 관심이 ‘의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낮은 경우에는 정당 조직의 선거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현재의 지방 권력 구도가 선거 결과에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쪽이 일방적인 게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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