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공방까지 예약한 증선위…금융당국-삼바 한쪽은 '후유증' 불가피

입력 2018-06-0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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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결론 나면 삼성바이오 행정소송으로… ‘정상회계’ 결론 땐 봐주기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와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회의 첫날 12시간이 넘는 릴레이 공방을 펼쳤다. 최종 판단은 7월 중에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당한 후유증을 피할 수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증선위는 7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특별감리 결과 조치에 대한 사유 등을 청취했다. 이어 오후부터는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법인이 공방을 벌이는 대심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삼성바이오와 감사인(삼정·안진회계법인) 순으로 의견 진술을 듣고, 이어 금감원과 대심 형태로 질의응답을 진행하면서 이날 회의는 밤 11시께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바이오 산업의 특성과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의료보험시장 개혁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 주목을 받은 것이 이번 사안의 배경이라는 것.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합작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지자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일 뿐, 그룹의 이득을 위한 고의적 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1차 감리위 때처럼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출석한 자리에서 “이른 시간 내에 회사가 정상경영 상태로 복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결론이 나기 전 조치사전통보 등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을 놓고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묻겠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표현이었다”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날 대심제 논의에서 충분한 질의응답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이달 20일에 있을 2차 회의에서도 추가 자료에 대한 검토 및 이와 관련한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최종 결론이 도출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증선위 3차 회의는 다음달 4일 열리는 만큼, 최종 판단은 그 이후에 나올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논란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리위에서는 분식회계 견해가 다수의견을 형성했지만, 증선위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만일 증선위에서 뒤집힌다면 금감원은 섣부른 판단으로 시장에 혼란을 줬다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고, 금융위 역시 삼성 봐주기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또한 분식회계로 결론이 나면 2년 전후의 시간이 소요되는 행정소송으로 바통이 넘겨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 측은 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용범 증선위원장(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회의 전 모두 발언을 통해 “이해관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균형된 결론을 내리겠다”면서 “모든 판단과 결정을 객관적 사실 관계와 국제회계기준을 토대로 어떤 선입견 없이 공정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사안의 중요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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