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 P2P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PF 대출 누적금액은 4244억 원이다. 65개 회원사 총대출 잔액이 1조261억 원임을 고려하면 부동산PF 대출 비중은 41%에 달한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올해 초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3338억 원(39%)으로, 3개월 만에 약 1000억 원이 증가했다. 반면, 개인신용 대출 누적금액은 올해 초 2426억 원(29%)에서 4월 말 1960억 원(15%)으로 감소했다. 부동산PF 대출로 쏠림현상이 심화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P2P 대출 부동산 쏠림현상을 연일 경고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달 28일 P2P 대출 취급 실태 조사 결과 발표에서 PF(43%)와 부동산 담보 대출(23%) 비중이 전체 대출 금액의 66%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은 평균 연체율(2.8%)과 부실률(6.4%)의 각각 두 배에 이르는 5%와 12.3%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대출 심사에 필요한 적정인력 및 경험 부족으로 부적격 차주에 대한 심사와 담보 평가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P2P 도입 취지와 달리 PF대출 쏠림이 심화돼 향후 부동산 경기 하락 시 투자자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금융위원회는 15일 P2P대출 감독 강화를 위한 기관 합동 점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렇듯 P2P대출에서 부동산PF 대출 쏠림과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2011년 저축은행 연쇄 영업정지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저축은행들이 부동산PF에 무분별하게 투자하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부실채권을 회수하지 못해 16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됐다. P2P 대출과 저축은행 투자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부동산 경기 하락 국면과 P2P 대출의 급성장으로 인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실제로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2005년 6조 원 규모에서 2010년 12조 원으로 대폭 늘었다. 2011년 2월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다시 6조 원대로 줄어들었는데, 대부분 금액은 부실채권 처리 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대출액 가운데 약 20%를 차지했던 부동산PF 대출 부실화로 영업정지 사태가 확산한 점을 고려할 때 총 P2P대출의 40%에 이르는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현 P2P대출 상황은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 거시적으로도 달라졌고, PF사업의 성격도 위험성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전례가 있는 만큼 (대출 총액)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