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향한 車업계 CEO들의 경고…‘미국 보호주의’가 오히려 독 된다

입력 2018-06-11 15:25 수정 2018-06-1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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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국 내 생산공장 가동중…수출용 생산공장 이전으로 일자리 줄어들 가능성 있어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무역 전쟁을 둘러싼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 관세가 미국의 안보 유지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자동차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관세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겨냥한 해외 자동차 업체 대부분은 이미 미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현지 생산을 위한 관세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비생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수출은 198만 대에 불과했지만, 수입은 827만 대에 달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국이 불균형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고급 세단 등 고가형 모델을 수출하고 저가형 모델을 수입해 수출과 수입 모델에 차이가 있다. 제조업체 경영진들은 “만약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에서 가동하고 있는 수출용 고급 차량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으나 전문가들의 예측은 다르다. 컨설팅 회사 트레이드파트너십월드와이드는 자동차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제조업 분야에서 9만2000개의 일자리가 생기지만 경제 전반에는 2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에서 생산하기보다 해외에 공장을 이전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예도 있다. BMW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은 지난해 생산된 자동차의 70%를 수출하며 미국에서 가장 큰 수출액을 기록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항구를 통해 수출된 BMW X시리즈는 총 87억 달러(약 9조3472억 원)에 달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푸조시트로엥 CEO는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한 거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목록을 작성해줄 수도 있다”며 “트럼프가 지목한 업체들이 실제로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드와 다임러,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임원들도 한목소리로 미국의 관세 계획에 쓴소리를 던졌다. 조 힌리치 포드 글로벌사업 사장은 “우리는 지역적으로 판매하지만, 세계적으로 경쟁한다”며 보호무역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마틴 다움 다임러트럭 CEO도 “보호무역주의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과제”라며 “자유무역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CEO는 “과열된 맞대응을 멈추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무역 전쟁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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