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해외출장 시 의무적으로 자국적 항공기를 이용하도록 하는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가 40여년 만에 폐지된다.
기획재정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와 계약해 운영하던 GTR을 10월 말 해지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우리 정부는 1980년 9월 대한항공, 1990년 8월 아시아나와 계약한 이후 38년간 GTR을 운영해왔다. GTR은 항공권 가격이 시중가격보다 다소 비싸지만 시급히 좌석을 확보하기 용이하고, 수수료 없이 항공권을 변경·취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해외여행 증가로 국적 항공사가 늘고 노선도 다변화함에 따라 정부는 GTR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항공편이 다양해지고, 저가 항공권과 패키지 상품이 늘어난 상황에서 굳이 비용을 들여 구매권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1980년 대한항공 한 곳에 불과했던 국적사는 올해 8곳으로 늘고, 외항사를 비롯한 국내 취항사는 현재 93개사에 이른다.
다만 정부는 그간 적립된 항공권구매권한 소진 등을 고려해 항공사와 GTR 계약을 10월 말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GTR을 대체할 주거래 여행사 제도를 도입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부처별로 조달청 나라장터 경쟁입찰을 통해 주거래여행사를 선정하고, 2~3년의 계약기간 동안 부처별 항공권 등의 예약·구매 대행을 지원받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무원도 국민과 똑같이 합리적인 시장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하게 되고, 항공·숙박 예약을 연계한 편의도 제공받게 된다”며 “주거래 여행사는 국내 민간기업, 선진국, 국제기구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방식으로,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연 80억 원 수준의 예산 절감과 서비스 분야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