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외 상표 출원 크게 늘었다…시장 혼란 우려

입력 2018-06-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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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해외 상표 출원 3년새 7배 늘어…중국 각 지방정부 막대한 보조금으로 상표 출원 지원

▲중국발 상표출원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광장.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발 상표출원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광장. 베이징/EPA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목표로 해외에서의 상표 출원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중국의 상표 출원이 급격하게 늘면서 시장에 혼란이 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일본과 유럽, 미국에 낸 상표 출원 건수가 2014~2017년 사이에 7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이 일본에서 낸 상표 건수는 2014년에 비해 5배 늘어난 8464건이었고 유럽연합(EU)의 지식재산청에 제출한 상표 출원도 3년 동안 4배 증가했다. 중국이 미국으로 낸 출원 건수는 8배 급증해 2016년 10월~2017년 9월 사이에는 전체 출원의 8.5%를 차지했다.

상표란 자기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구분할 수 있는 특별한 표시를 뜻한다. 상품의 특징이 되는 기호와 문자, 동작뿐만 아니라 소리와 냄새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상표권이 인정되면 기업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브랜드 전략에 필수적인 권리다. 지난해 중국 내에서 출원된 상표는 574만여 건으로, 중국에 등록된 상표 수는 2001년부터 16년간 세계 1위였다. 중국이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상표 출원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중국의 상표 출원 야심은 12년 전부터 시작됐다. 한국의 특허청에 해당하는 중국국가지식산권국(SIPO)은 2006년 지식재산권 십일오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규모의 자주적 지식재산권과 저명상표를 육성하고 이를 갖춘 상품의 수출 확대를 통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지난해부터는 자국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 상표 출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해외 상표 출원을 위한 보조금 지급도 막대해 저장성은 선진국에 상표를 등록할 경우 비용의 50%를, 개발도상국에서 등록하면 70%를 지원한다. 선전은 미국에 상표를 등록한 회사와 개인에게 약 800 달러(약 86만 원)를 지급한다.

상표 출원 경쟁은 선진국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보조금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등록 건수를 늘리는 중국의 방식은 경쟁을 왜곡하거나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아마존 판매를 위해 마구잡이로 상표를 등록하곤 하는데, 이는 상표 등록 시스템에 혼란을 더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조금을 얻기 위해 거의 같은 디자인의 옷에 로고만 다른 상표가 중복으로 등록되는 일도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발 상표 등록이 폭주하면서 다른 상표 신청자들이 제때 허가를 못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판매 전망이 좋은 상표를 출원만 해놓고 시일이 지나면 비싼 값에 파는 ‘상표 브로커’ 문제도 심각하다. 2009년 일본의 수건 브랜드 이마바리타월은 상표를 출원하려다 중국 기업에 막혀 당국에 출원 거부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한국도 중국발 상표 출원의 예외는 아니다. 2010~2014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출원한 상표 건수는 2배 늘었고, 지난 3월 특허청은 중국 상표 브로커가 상표를 무단선점해 출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기경보시스템을 확대 가동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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