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이클 호로비츠 감찰관이 지휘한 법무부 감찰팀은 이날 ‘이메일 스캔들’ 수사에 대한 감찰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메일 스캔들이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의혹으로, 국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사설 이메일 서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국가기밀이 담긴 공문서를 주고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코미 FBI 국장은 수사를 시작했다가 클린턴의 부주의였을 뿐이라며 불기소 의견을 밝혔다. 이어 대선일을 11일 앞두고 재수사를 발표했다가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하는 등 유권자들의 혼란을 불러왔다.
감찰팀은 “FBI의 정치적 의견이 이메일 스캔들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는 사실과 법, 그리고 과거의 부서 관행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클린턴 후보를 기소하지 않았던 FBI의 수사 결과에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의 행동은 FBI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2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적 분열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코미 전 국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으로 클린턴 후보의 혐의를 제기했다”며 “이는 굉장히 이례적이고 반항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FBI의 원칙을 피한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썼다. 클린턴 후보의 지지자들은 코미 전 국장의 이런 행동이 대선 패배를 불러왔다고 비난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이 클린턴 캠프와 공모해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한다.
감찰보고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문자를 주고받은 FBI 요원 2명이 명시돼있다. 리사 페이지 전 FBI 요원은 “트럼프는 절대 대통령이 되지 않을 거야, 그렇지?”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피터 스트르조크 요원은 “그렇지. 그는 안될 거야. 우리가 막을 거야”라고 답했다. 다만 감찰팀은 이들의 정치적 견해가 수사결과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감찰팀은 FBI의 진실성을 의심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법무부 보고서는 코미 전 국장과 FBI 관리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심을 재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