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무역전쟁’ 공포만으로도 침체 압박 커져”

입력 2018-06-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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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갈등 심화하면서 전 세계 항만·공항 터미널 출하량 감소…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있다. 오클랜드/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있다. 오클랜드/AP연합뉴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주요국들이 조화롭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견실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이런 글로벌 경기회복은 앞으로 펼쳐질 무역 전쟁으로 위태로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동맹국과 경쟁국 모두를 상대로 관세를 부과하면서 광범위한 보복 조치를 유도해 글로벌 경제는 무역 전쟁 공포만으로도 경기침체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전 세계 항만과 항공화물 터미널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독일에서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세계 주요 공장에서 주문이 줄어들고 투자도 지연되고 있다. 미국 농부들은 교역국이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벌써 매출을 잃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캐나다 에드먼튼 소재 알타스틸의 존 홉스 사장은 “트럼프 정부가 이달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그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시애틀 고객이 주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다국적 기업들이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복귀시키도록 강요하는 수단으로 무역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독일 등 주요 경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재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무역 전쟁에서 쉽게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트럼프의 공격은 전면적인 무역 전쟁이 아니라 상대로부터 원하는 대가를 얻어내고자 경제적 고통을 위협하는 협상 전술로 간주될 수 있다. 미국은 적대적인 무역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피해를 덜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무역 전쟁은 비용이 많이 들고 대규모의 적대 행위 리스크를 고조시켰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역 조치 대부분이 아직 발동하기 전이지만 기업들은 공급망에 대한 위협, 무역 불확실성 등으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인도수에즈자산운용의 마리 오웬스 톰센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호무역주의 자체에 대한 거론만으로도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에 대한 실존적인 리스크”라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항공화물 운송량은 지난 2년간 확장하고 나서 올해 1분기에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는 운송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세계 교역량 선행지표인 컨테이너물동량지수(RWI/ISL-Container Throughput Index)는 지난해 가을 이후 오름세가 멈췄다고 NYT는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주 “무역 갈등이 글로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며 “미국의 무역 조치는 물론 캐나다와 유럽, 독일 등 다른 국가도 보복에 나서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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