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의 하락 장세였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미국 시총상위 2위인 GE(제너럴 일렉트릭)의 실적악화로 3주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GE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EPS 기준)을 13.7%나 하회해 미국 경기 침체 우려의 불씨를 다시 당겼다.
또한 GE가 중공업에서 금융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 악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최근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에 둔감하게 반응했던 국내 증시 역시 기술적 부담을 안고 오늘 모처럼 큰 폭의 조정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GE충격'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고 나왔다.
이번 주 미국 증시는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진입한다. 17일 세계최대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실적발표가 기다리고 있고 또한 18일에는 세계최대 금융기관인 씨티그룹의 실적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물론 시장의 예상치는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안 좋을 것이냐, 아니면 덜 안 좋을 것이냐에 따라 증시의 향방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금융업종 이외에도 미국에는 인텔(15일), 이베이(16일), IBM(17일) 등의 기업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어 뭐라 예측할 수 없는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이며 증시의 반등국면이 지속될 수 있을지 시험받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국내에도 16일 LG전자를 시작으로 LG화학(17일), 삼성전기(18일) 등의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어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이럴 때는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유효해 보이며 좀 더 시장 흐름을 지켜본 후에 시장에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국증권 임정현 연구원은 "이번 주는 국내외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기다리고 있어 섣불리 포지션을 잡기는 어렵다"며 "이럴 때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임 연구원은 "골드만삭스 CEO의 신용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는 말과 충분히 예견된 상반기 경기후퇴 등으로 추가상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지켜본 후에 시장에 참여해도 늦지 않기 때문에 절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로 불안감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지만, 추가적인 상승 흐름은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투자은행의 실적발표를 기해 금융시장의 불안위기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이를 계기로 시장은 한층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은행의 실적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에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단기 과열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기술적 조정으로 해결할 문제이고, 미국의 주택관련지표를 본다면 오히려 시장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조정시 매수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