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칼춤'에… 재계 '속앓이'ㆍ소액주주 '부글부글'

입력 2018-06-20 10:06 수정 2018-06-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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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와 관련, 강력한 제재를 시사하면서 재계가 속앓이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적한 SI(시스템 통합) 업체의 경우 주요 정보를 다루고 보안 사고 가능성 등이 있는 만큼 계열사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김 위원장 발언 직후 주가가 폭락하자 “김 위원장의 (지분 매각) 발언은 초법적이며 공개적인 협박과 다름없다”며 분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한 SI, 물류, 부동산 관리, 광고 등 비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팔라”면서 “(팔지 않으면) 공정위 조사·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일 SI 업체 한 관계자는 “기업 경영의 핵심 정보가 모두 시스템상에서 관리되는데, 이렇게 중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계열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 맡기는 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재계는 공정거래법을 지키고 있는데도 대주주 지분을 팔라고 압박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고 지적한다.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20% 이상이면서 내부거래가 200 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 이상이면 규제하도록 정해놨다.

대기업집단 SI 계열사 대부분은 이미 지배구조를 개편해 이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 삼성SDS(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17.01%, LG CNS(비상장사)는 1.4%이다. 롯데정보통신과 한화S&C 역시 최근 물적 분할을 통해 총수 일가 지분을 정리했다.

이와 함께 삼성SDS 소액 주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대상으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접수시키고, 청와대 게시판에도 60건 가까이 국민청원을 올렸다. 소액주주들은 “김 위원장의 (지분 매각) 발언은 초법적이며 공개적인 협박과 다름없다”며 “질의에 대한 답변과 조속한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소·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전날 조찬 강연회에서 “분명 비상장 계열사라고 했는데 어느 상장회사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문제 삼은 부분은 주력사업이 아닌 비상장인 상태에서 대주주 일가가 다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얻고 공정거래를 해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SDS 소액주주들은 공정위 차원의 공식 해명이 아니라며 여전히 성토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공정위 차원의 공식적인 해명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서는 시장이 납득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8일엔 LS그룹이 공정위 발표에 적극적으로 반발했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가 직접 관여해 통행세 수취회사를 설립, 그룹 차원에서 부당지원행위를 해왔다면서 LS, LS니꼬동제련, LS전선 등 법인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니꼬동제련 전 부사장 등을 고발 조치했다.

LS그룹 측은 “LS글로벌은 LS그룹의 전략 원자재인 동(銅, 전기동)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LS글로벌을 통한 동 통합 구매는 통행세 거래가 아니다. 의결서 접수 후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원장의 발언으로 기업 경영 불확실성은 더 커진다”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나서야 할 기업으로선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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