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소비 트렌드에 특급호텔을 찾는 사람들이 늘자 호텔업계가 차별화된 전략의 하나로 브랜드 고유의 특색을 담은 자체 제작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최고 수준의 셰프, 소믈리에 등 식음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 특성을 살려 각 호텔의 뛰어난 식음료 수준을 자신들만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선보이고,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급 호텔들이 최근 브랜드 자부심을 담은 수제 맥주를 앞다퉈 선보여 올여름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각 호텔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소성 있는 맥주라는 점과 그 맛에 대한 기대로 ‘맥덕’(맥주애호가를 이르는 말)은 물론 일반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최근 제주의 특색을 담은 수제 맥주 ‘해비치 위트비어’를 출시했다. 호프계의 귀족이라 불리는 유러피안 노블홉을 사용한 밀맥주를 바탕으로 제주산 감귤 농축액을 다량 함유해 감귤의 상큼한 풍미는 물론 제주의 지역적 특색까지 느낄 수 있다. 또한 오렌지 껍질과 코리엔더(고수) 등의 향신료를 적절한 비율로 함유해 가벼운 바디감과 깔끔한 뒷맛을 느낄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앞서 3월 찰스 H. 바에서 칵테일에 영감을 받은 맥주 ‘Le 75’를 출시했다. 맥파이 브루어리와의 협업으로 개발했으며 주니퍼 베리, 레몬 껍질, 계피, 감초 뿌리를 넣어 만들어 맥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샴페인의 효모를 이용해 맥주와는 색다른 탄산의 느낌을 살렸다. 서울신라호텔은 2016년부터 라운지&바 ‘더 라이브러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맥주 ‘골든 에일 S’를 선보여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울러 호텔 식음료 관련 자체 제작 상품도 다채롭게 출시되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2014년 100주년을 기념해 조선호텔의 스토리를 담은 자체 브랜드 커피 ‘비벤떼 BtoB No.8’를 출시했다. 로스팅된 날부터 일주일 이내에 사용해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감귤의 상큼한 맛과 다크 초콜릿의 쌉쌀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밀레니엄 서울힐튼도 실란트로 델리에서 자체 브랜드 상품 ‘구어메 하우스 로스트 원두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 집에서도 호텔의 편안함을 느껴볼 수 있도록 침구, 매트리스, 가운 등 객실 용품과 호텔의 향기를 담은 디퓨저 상품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글래드 호텔은 듀벳 이불 및 커버, 베드 시트, 베개 등 편안한 잠자리를 선사하는 다양한 베딩 제품과 함께 타월, 거울, 티슈 케이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더플라자 호텔 역시 호텔의 시그니처 향기인 유칼립투스 향을 베이스로 한 디퓨저를 상품화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이 다양한 고객군의 유입을 창출하고, 멤버십 제도가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와 단골 고객 관리를 위한 것이라면 자체 제작 상품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며 “호텔 이름을 걸고 내놓은 상품을 통해 새로운 매출을 위한 수입 다각화는 물론 타 호텔과 차별화한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고객 신뢰도 및 충성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