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근로시간 단축’ 대안으로 ‘재량근로제 확대’ 추진

입력 2018-06-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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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어려움 토로에 유연근무제 활용방안 제시 필요 시 고용부와 협의해 대상업무 확대 추진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재량근로제 확대를 추진한다.

20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최근 10대 대기업과 간담회에서 재량근로제 등 3개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근로시간 단축 대응 방안을 내놨다”며 “기재부는 이를 토대로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보완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량근로제 확대는 현대중공업 측 참석자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언급됐다는 설명이다.

현대중 측에서는 “선박 시운전을 할 때 길게는 30일까지도 바다에 나가 있어야 하는데 8시간 근무 후 일이 끝났다고 집에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플랜트를 수리할 때도 단기간에 최대한 많은 인력을 투입해 끝내고 가동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차관보는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개별 사례를 수집·검토해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는데, 그 방안 중 하나가 재량근로제 확대였다.

탄력·선택근로제로도 특정 일·주의 근로시간을 한도를 넘겨 운영할 수 있지만, 그만큼 다른 일·주의 근로시간을 줄여 주·월 한도 총량을 맞춰야 한다. 반면 재량근로제를 활용하면 근로시간 자체를 측정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유연한 인력 운용이 가능하다.

재량근로제는 사업장 외부에서 업무가 이뤄져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노사 합의로 소정 근로시간을 정한 뒤 실제 근로시간 및 업무방식 등을 근로자가 정하는 제도다. 사전에 초과근로를 약정한 뒤 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와 유사한 성격을 띤다.

다만 재량근로제 대상업무는 정보처리시스템의 설계·분석 등 6가지로 제한돼 있다. 선장·항해사 및 도선사, 기계조작직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 사실상 ‘무제한 노동’을 가능케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현대중뿐 아니라 기업 대부분이 도입하기에 까다롭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필요 시 관계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량근로제 대상업무를 확대하려면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선은 현 제도 내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되,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다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고, 그 뒤에 고용노동부 등과 협의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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