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위기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투자 심리가 전체적으로 위축돼 조금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NG는 15일 아시아지역의 분기별 투자심리지수 보고서에서 한국의 투자심리지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투자심리지수는 올 1분기 96을 기록, 지난해 4분기 113에 비해 15%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에도 투자심리지수는 137을 기록했다.
ING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ING투자심리지수(ING Investor sentiment Index)는 아시아 전 지역(일본 제외)의 시장 심리의 변화를 측정하고, 현재와 미래의 투자활동에 관한 투자자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지표를 제시하는 보고서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지역 13개 시장을 대상으로 한 투자자행동과 예측을 바탕으로 하며, 유럽 금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권위 있는 시장지표인 유럽의 ING 투자자 지표를 따른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전체 투자심리지수는 지난해 4분기 135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10포인트가 감소한 125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위기가 초래한 미국 경기 후퇴와 세계적인 신용경색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는 아시아지역 전체 141을 기록했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시장은 홍콩과 싱가포르다. 홍콩은 지난 분기 148에서 107로 하락했으며, 싱가포르는 136에서 88로 하락했다. 한국은 아시아지역 13개 시장 중 투자 심리지수 조사 결과에 있어 9위를 차지했다.
한국, 홍콩, 싱가포르와 달리 중국, 인도 등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들은 각각 136과 168로 높은 수치를 기록해 시장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아시아 전역의 투자 심리 지수에 비해 지난 3월 새 정부를 구성한 타이완의 투자심리가 지난 분기 83에서 105로 큰 폭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투자자들은 '조금 더 두고 보자'는 견해와 함께 향후 투자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ING 자산운용 아시아 태평양의 에디 벨먼스(Eddy Belmans) 북아시아 지역 담당 대표는 "미국의 신용 불량 사태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투자 심리 위축은 당연한 결과"라며 "비록 지난 분기보다 현재 경제 상황이나 시장 상황이 덜 긍정적이라고 할지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 투자자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문 조사에 응한 한국의 투자자들 중 35%는 올 2분기 때 경제가 나아질 거라고 응답했다.
지난 조사 때는 단지 8%만이 향후 3달 동안 경제가 호전될 것이라고 대답했었다.
ING자산운용의 최 홍 대표이사는 "한국의 투자심리가 이와 같이 좀처럼 감소세를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난히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 큰 영향을 받는데다 개인 및 가계 재정상태의 어려움과 지난 세달 동안 전체 경제 및 투자 이익률에 대한 전망이 어두웠기 때문"이라며 "새로 선출된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던 연 7% 성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향후 투자 심리 회복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때 '고 위험 투자'에 대해 응답자의 50%가 호의적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해 4분기 때 35%, 올 1분기 때에는 20%로 고위험 투자에 대한 선호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