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호조 덕분에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21일 DB하이텍 관계자는 “최근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는데도 수주받은 칩을 다 생산하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밀리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캐파 증설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인치 시장에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덕분이다. 8인치 웨이퍼를 사용하는 반도체 위탁생산은 DB하이텍의 주력사업인데 주로 여러 제품을 소량으로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 양산에 활용된다. 특히 공급부족으로 일부 8인치 고가 비메모리 제품의 판가가 오르고 있다. 사물인터넷( IoT)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중장기 수요가 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을 사용하는 위탁생산이 공급 부족의 초입에 들어섰다”며 “위탁생산업체들이 가격을 높여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8인치 위탁생산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며 DB하이텍은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DB하이텍이 올 3분기 매출액 1925억 원, 영업이익 533억 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743억 원, 영업이익 132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상반기까지 이어진 실적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은 0.8%, 영업이익은 7.8%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매출은 7308억 원, 영업이익은 1825억 원으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앞으로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이 끝나면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DB하이텍의 최근 행보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를 통해 “향후 공급과잉으로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악화할 것을 대비해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