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분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 2박4일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국빈 방문은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첫 일정으로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을 방문해 하원의장과 주요 정당 대표를 면담한다. 문 대통령의 러시아 하원 연설은 우리 대통령으로는 사상 최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면담과 ‘한·러 우호친선의 밤’을 개최할 예정이다.
둘째 날인 22일 문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과 푸틴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마지막 날인 23일은 모스크바에서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해 2018 월드컵 한국·멕시코 조별 예선전을 관람하고 축구 대표단을 격려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고 양국 간 실질적 협력 증진을 위한 전략적 소통과 협조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양국 간 실질 협력 부분과 관련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남·북·러 삼각 협력 사업 △나인 브릿지 사업 △한·러 혁신 플랫폼 강화 △한·러 의료 기술 협력 등 크게 네 가지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20일 러시아 언론과 가진 합동 인터뷰에서 “남북 간 경제 협력은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 김정은 위원장과 서로 공감했다”며 “우선 대표적 3각 협력이 빠르게 시작될 수 있는 사업은 철도, 가스, 전기 세 분야”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철도는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그 연결된 남북철도가 러시아 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된다면 우리 한국으로부터 유럽까지 철도를 통한 물류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가스관을 통해서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북한과 한국으로 공급되고, 나아가 해저관들을 통해서 일본으로까지 공급될 수도 있다”며 “전기도 러시아에서 생산된 전력이 북한과 한국, 일본까지 공급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과 미국 양측에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 제안한 ‘나인 브릿지’ 구상과 관련해 “지금 한·러 경제공동위원회 액션플랜을 마련하고 있는데, 논의가 굉장히 많이 진전됐기 때문에 이번 9월의 동방경제포럼에서는 양국 간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해 9월 남·북·러 정상회담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