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이날 오전 '은행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결과(잠정) 및 향후 감독방향'을 발표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은행권 가산금리 산정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 2~3월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기업·SC·씨티·부산은행 등 9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출금리 산정체계 적정성 점검 결과, 일부 은행들이 고객의 소득을 적게 입력하거나 담보를 제공했음에도 담보를 빼먹어 높은 대출금리를 부과해 사례를 적발했다. 앞으로 금감원은 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을 어떻게 정했는지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스템을 자세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날 오후 2시 후속 조치로 금감원은 담당 국장과 8개 은행의 실무자 간 대출금리 산정체계 관련 회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에서는 여신기획부 등 담당 실무자가, 금융감독원에서는 은행감독국장과 일반은행검사국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은행감독국 건전경영팀이 이날 회의를 주관한다.
금융권 관계자는"금리 인상 국면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 가계대출이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이날 회의는 코픽스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나 정책 제도 반영 시 금리의 과도한 인상을 방지하기 위한 행정지도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수신상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1.83%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올라 지난해 9월부터 9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도 1.82%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올해 2~3월 중 9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산정체계'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21일 금감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부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 위발 사례를 적발해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감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4~5월 중에는 일부 은행에 대해 신용프리미엄 산정의 적정성 및 대출금리 산정에 필요한 고객정보 관리실태를 별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