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하락 하룻만에 상승반전해 1110원선을 돌파했다. 7개월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 6.5위안을 돌파한데다 상하이증시와 코스피가 급락한데 연동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간 무역분쟁 우려가 재점화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단기간 끝날 문제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원·달러가 급격히 오른데다 레벨부담도 커 원·달러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급격한 상승은 아닐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는 1115원선이 고점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상황 변화에 따라 1110원을 밑돌 가능성도 열어뒀다.
1108.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전일 마감가인 1105.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7.7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8.0/1108.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9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6.08포인트(1.10%) 급락한 2337.83을 기록해 지난해 9월6일 2319.82 이후 9개월20일만에 가장 낮았다. 코스닥도 13.95포인트(1.66%) 추락한 826.22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294억1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944억53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상해종합지수도 26.66포인트(0.91%) 떨어진 2889.07로 거래 중이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던데다 장막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위안화도 6.5위안을 돌파하면서 원·달러도 장막판 추가 상승했다”며 “미중간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심화하는 분위기다. 당장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외국인 움직임과 신흥국 통화 흐름,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화 흐름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장초반에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에 무거운 흐름이었다. 장후반에는 상해지수도 그렇고 코스피도 하락하면서 재차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벌어졌다. 달러·위안이 상승한 것에도 연동했다”며 “원·달러가 1110원을 돌파하면서 하단이 지지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역외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혹은 유럽간 무역분쟁이 좀 더 이어진다면 원·달러는 1115원선까지 오를 수 있어 보인다. 반면 뉴욕증시가 안정을 찾을 경우 다시 1110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겠다”며 “그간 급등했다는 점, 레벨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가 상승하더라도 상승폭을 크게 확대하지는 않을 듯 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54엔(0.49%) 상승한 110.65엔을, 유로·달러는 0.0026달러(0.22%) 하락한 1.1553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위안은 6.5046위안에 호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