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그늘…제조업 남성 실업 영향 ‘여성 외벌이’ 늘었다

입력 2018-06-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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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작년 하반기 여성 외벌이 비중 0.3%P↑…1인 가구 임금 수준 개선…전문직 종사자 혼인율 저하 착시 효과

경기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지면서 남편의 실업이 늘고, 결혼하지 않은 청년층(15~29세) 1인 가구 수가 증가했다. 1인 가구의 임금 수준은 개선됐으나, 이는 고임금 근로자의 1인 가구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계청은 21일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2017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비맞벌이 가구 중 여성 외벌이 비중은 2016년 5.6%에서 지난해 5.9%로 0.3%포인트 확대됐다. 가구 수로 보면 39만9000가구로 2만7000가구 늘었다. 여성 외벌이가 늘었다는 것은 기존에 맞벌이하다가 남성이 실업자가 된 가구가 늘었다는 의미다.

빈현준 통계청 사회통계과장은 “제조업 분야에서 남성 실업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여성 외벌이가 늘었다”며 “규모로 보면 여전히 남성 외벌이가 많지만, 향후 고용여건에 따라 여성 외벌이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 취업한 청년 1인 가구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청년층 1인 가구는 지난해 전년 대비 10.7% 늘어난 6만 2000가구로, 연령별 1인 가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청년층 1인 가구가 전체 취업자 1인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7%에서 1.1%포인트 늘어난 18.8%를 보였다.

이와 함께 1인 가구 임금근로자의 임금수준이 1년 전보다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1인 가구의 임금 인상보다는, 고임금을 받던 임금근로자들이 1인 가구로 대거 편입되면서 나타난 일종의 착시효과로 분석된다.

임금근로자인 1인 가구의 임금 수준별 비중은 1년 전과 비교해 100만 원 미만, 100만~200만 원 미만 가구의 비중은 각각 0.6%포인트, 3.3%포인트 하락한 반면, 200만 원 이상 비중은 3.9%포인트 상승했다. 1인 가구 임금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 저임금 직업인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는 전년 대비 2만5000명 줄었고, 판매 종사자와 단순 노무 종사자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를 고려하면 기존 근로자의 임금이 오른 것보다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상대적으로 고임금 비중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판매 종사자의 경우에는 200만 원 미만 비율이 2016년 51.8%에서 지난해 54.3%로 확대됐다.

직업별 1인 가구 취업자 증감을 보면 상대적 고임금 직종인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가 5만2000명, 사무직 종사자는 2만6000명 각각 늘었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이 9만1000명, 연령대별로는 취업 초기에 해당하는 30세 미만이 6만2000명 각각 증가했다. 고임금 근로자들이 1인 가구로 편입되면서 전체 1인 가구의 평균 임금 수준을 끌어올렸을 공산이 크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떻게 보면 고소득 직종에서 혼인율이 낮아지면서 생긴 문제”라며 “결혼을 미룬 전문직 종사자 등이 독립해 1인 가구를 형성하면서 소득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 1인 가구 증가는 질 낮은 일자리에 따른 미래 불안감 등으로 결혼할 생각이 없거나 미루기 때문으로, 이는 출산율 저하 등 인구절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일자리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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