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현재 대선 개표가 97.6% 진행된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52.5%를 득표해 과반을 확보하면서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날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개표율 97.4% 상황에서 42.4% 득표율을 기록했다. AKP는 선거연대를 구성한 우파 성향의 민족주의행동당(MHP)과 합치면 총 53.7%를 득표해 과반 확보에 성공했다.
이번 대선에서 에르도안과 맞섰던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무하렘 인제 후보는 30.8% 득표에 그쳤다. CHP는 이번 선거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야당이 운영하는 공정선거 플랫폼 집계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 득표율은 52.6%에 달했다고 전했다.
FT는 이번 대선 승리로 터키의 포퓰리스트이자 분열을 초래하는 리더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으로 최소 5년 더 재임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내각 총리 역할을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총리 재임기간을 포함해 15년간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으로 최소 15년 더 장기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헌법 개정을 통해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중임할 수 있으며 중임 기간 조기 대선을 통해 5년 더 재임할 수 있어 최소 2033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대선 승리 연설에서 “국가가 나에게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부여했다” 며 “아무도 이번 결과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들 자신의 실패를 숨기고자 민주주의에 해를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당선으로 외환시장에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 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 25% 이상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천명하면서 투자자들이 리라화에 신뢰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