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지금] 냉탕·온탕 오간 ‘인보사’… 글로벌 시장 본격 노크

입력 2018-06-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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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의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 주’(이하 인보사)가 첫 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을 본격 노크하고 있다. 그간의 우여곡절을 딛고 세계적인 혁신 신약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홍콩에 본사가 있는 중기 1호 국제 의료그룹과 최소 주문금액 169억 원에 홍콩·마카오지역 5년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1년은 별도 임상 절차 없이 약을 투여할 수 있고, 이후에는 지난 1년간의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상적인 허가 절차를 밟아 판매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인보사의 안전성을 이미 입증했기 때문에 한국 식약처의 허가사항을 기초로 홍콩·마카오에서 즉시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몽골도 5년간 현지 제약회사 빔매드와 독점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몽골지역은 보건당국에 등록 접수 및 수입 인허가 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19년 만에 개발한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다른 사람의 세포를 이용해 만든 세계 최초의 동종세포 유전자 치료제로, 골관절염 근본적 치료제(DMOAD)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인보사는 약 6개월간 1000개 이상 판매되면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연 매출 100억 원 이상)에 바짝 다가섰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전국 주요 종합병원 60곳에서 처방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인보사는 기나긴 개발 과정만큼이나 어려움이 많았다. 애초 코오롱생명과학은 2년마다 한 번씩 투여하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완료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를 1년에 한 번씩 투여하는 의약품으로 승인했다. 손상된 연골 재생 등 구조개선 효과도 인정받지 못하면서 제품 경쟁력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약 5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어그러진 점도 큰 타격이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6년 11월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에 인보사를 기술수출했지만 미쓰비시다나베는 지난 연말 해당 계약 취소를 통보하며 계약금 25억 엔 반환을 요구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고 결국 국제소송에 휘말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수출에 이어 미국 임상 3상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보사는 다음 달 1일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에 들어간다. 회사는 2021년 9월 임상을 마치고, 2022년 생물의약품허가(BLA) 승인을 거쳐 2023년부터 판매가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 3상은 2015년부터 준비했지만, FDA와 사전 협의된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서 중단된 바 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인보사의 수출과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해 글로벌 신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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