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환율시장을 강타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18원에 바싹 다가서며 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120원에 육박하며 3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하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말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EU)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미국과 EU로 확산한데다 보복이 보복을 또다시 재보복을 불러오는 양상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심리적으로나 재료적 측면에서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반기말을 앞둬 수급상으로는 달러매도 우위장이라고 평가했다. 주가가 반등했고 반기말에 따른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대기하면서 원·달러는 1120원에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측했다. 1125원을 고점으로 예상했다.
1112.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후반 1117.9원까지 치솟았다. 이 또한 작년 11월14일 1120.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저점은 1112.5원으로 장중변동폭은 5.4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12.85원 급등한 1019.81을 기록했다. 이는 3월26일 1029.23원 이후 최고치다. 상승폭도 3월23일(20.29원 급등) 이후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1.0/1111.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07.4원) 보다 5.0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막판 반등에 성공하며 0.66포인트(0.03%) 오른 2357.88을, 코스닥은 5.73포인트(0.69%) 상승한 836.00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128억9500만원어치를 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60억66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에 예상치 않게 유로존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역전쟁 관련 시장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는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며 “수급상으로는 업체 공급이 우위였다. 하지만 역외나 트레이딩쪽에서는 반기말 수급을 제외하고는 심리적으로나 재료적 측면에서 달러 강세 재료가 더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원·달러가 오랜 박스권에서 이탈해 상승하면서 기술적측면에서 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 보인다. 다만 1120원 위에서도 매물벽이 많다는 점에서 공급우위장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외요인으로 원·달러가 오를수 있겠지만 1125원 정도를 레인지 상단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무역분쟁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주말에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하면서 아시아장에서 위안화도 약했다”며 “다만 위안화가 약세에서 돌아서는 모습이었고주식시장도 반등했다. 불안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겠지만 월말로 네고물량도 꾸준할 것이다. 이번주 1120원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달러당 전일대비 0.0089위안(0.14%) 올린 6.4893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1월12일 6.4932 위안 이후 5개월10일만에 최고치(절하)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45엔(0.41%) 떨어진 109.50엔을, 유로·달러는 0.0025달러(0.21%) 하락한 1.164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