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HDS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에 첫선… 임일순의 유통실험 통할까

입력 2018-06-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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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 전경.(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 전경.(사진제공=홈플러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주창한 새로운 사업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이 대구에서 첫선을 보인다. 대형마트에 창고형 할인점을 더한 한국형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DS)’인 대구점 개장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대구광역시 칠성동에 있는 대구점을 리모델링,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으로 탈바꿈해 26일 재오픈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HDS이다. 꼭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가구 뿐만 아니라 박스 단위의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 고객까지도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홈플러스의 신개념 대형마트 모델이기도 하다.

홈플러스가 새로운 형태의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스페셜을 개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였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말부터 주부들을 대상으로 표적집단면접(FGI)을 진행해 주부들이 원하는 대형마트의 모델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그 결과 홈플러스는 회원제도가 없는 것은 물론 대용량 상품과 함께 소용량 상품도 한 점포에서 동시에 취급하기로 했다. 1~2인 가구뿐만 아니라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가 방문해도 살 것이 많은 신개념의 하이브리드 대형마트를 도입한 것.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는 대용량 상품과 초특가 상품을 늘리면서 창고형 할인점의 구색은 갖추면서도 기존의 소용량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 이에 따라 매대 위쪽에는 기존 낱개나 소량 묶음상품을, 아래쪽에는 대용량 상품이나 홈플러스 스페셜 단독 소싱 상품들을 진열해 고객이 고를 수 있게 했다.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 내부 모습. 고객 동선이 넓어졌다.(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 내부 모습. 고객 동선이 넓어졌다.(사진제공=홈플러스)
대용량 상품을 취급하다 보니 고객들의 쇼핑 동선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의 매대 간 간격은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최대 40cm 늘여 대형 쇼핑카트가 서로 엇갈려도 부딛히지 않게끔 고객들의 쇼핑 공간을 확보했다. 상품 가격은 시기별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할인행사를 최소화하고, 상품의 90% 이상을 연중 상시 저가(EDLP) 형태로 바꿔 항상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 정책을 바꿨다.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으로까지 퍼지는 독일의 초저가 슈퍼마켓 체인 ‘알디’와 ‘리들’과 다른 점도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에 적용되는 HDS는 유럽의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아닌 한국형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알디와 리들의 운영방식에 주목한 홈플러스는 유통 전 과정의 낭비 요소를 제거해 직원 업무 강도를 줄였다. 대표적으로 매대에 진열된 상품이 조금만 비어도 점포 직원들이 수시로 상품을 채워 넣는 속칭 ‘까대기’ 작업을 대폭 줄였다.

대부분 상품을 박스 단위 진열(RRP) 또는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꾸고, 박스나 팔레트는 완전히 빌 때까지 교체하지 않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점포 직원들이 하루에도 수십 차례 창고와 매장을 오가며 5만여 개 상품을 진열하던 작업 부담이 많게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렇게 효율적으로 개선된 자원은 다시 상품에 재투자해 고객 만족과 협력사 매출을 동반 견인하는 ‘선순환 유통모델’이 완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홈플러스가 21년 전 성공적으로 대형마트 사업을 시작했던 대구에서 또 다른 20년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제2의 창업’을 하겠다는 의지로 달려온 만큼 진정한 가치로 고객께 다시 찾아가겠다는 의지로 고객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대구점을 시작으로 28일 서부산점, 다음 달 12일 서울 목동점, 13일 동대전점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해 오는 8월까지 10개 점포, 올해 안에 15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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