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부영 ‘비자금 조성 의혹’ 이중근 회장 부인 명의 업체 실체 공방

입력 2018-06-2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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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증여세 납부 목적”…이 회장 측 “자재 관리 차원 설립”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뉴시스)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뉴시스)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이 아내 나길순 씨 명의의 위장 업체를 통한 비자금 조성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순형 부장판사)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1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이 회장과 부영주택이 나 씨 개인 명의의 건설자재 임대 업체인 유성산업을 설립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해당 회사가 이 회장의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업체였던 것 같다는 유성산업 직원의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0~2013년 부영주택이 맡았던 가설재(공사 완료 후 해체ㆍ철거 자재) 임대 및 관리를 유성산업이 수행한 것처럼 꾸며 부영주택 자금 155억 원을 빼돌렸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 자금을 증여세 납부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유성산업은 실체가 있는 사업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유성산업은) 이 회장 직속 업체"라며 “증여세를 내기 위해 개인사업체로 유지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영) 직원들이 유성산업의 업무를 일부 수행한 건 맞다”면서 “업무 효율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유성산업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했다. 변호인은 “이 회장이 아내와 공동 투자한 것인지, 아내에게 돈을 빌려줬는지, 아내의 명의를 빌린 것인지, 이 회장의 소유인지 등에 대한 입장은 정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과 의견을 교환하던 이 회장은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이 회장은 “애초 부영주택의 자재부에서 가설재를 관리해왔는데, 사고가 발생해 가설재 관리에 이상이 없는지 파악하고자 유성산업을 설립했다”며 위장 업체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설립자금은 (내가) 냈고, (이전에도) 아내 명의로 사업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서는 “돈을 빼돌리자고 몇 년에 걸쳐 계획하지도 않았고, 국세청 조사에서도 비자금은 발견된 것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회사 자금 횡령 혐의 외에도 민간 임대주택 아파트를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조카가 운영하는 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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