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한화투자證 신용등급 보고서 논란

입력 2018-06-27 10:35 수정 2018-06-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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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의 한화투자증권 기업 신용 등급전망 상향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중국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화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는 와중에도 ‘불편한 공생’ 관계를 의식해 나신평이 한화 측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신평은 21일 한화투자증권의 기업 신용등급을 종전의 ‘A’를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등급전망 조정은 중국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회사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ABCP 부실화 우려로 증권가가 발칵 뒤집힌 이후 나온 결정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나신평의 결정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달 초 CERCG 자회사 회사채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해당 ABCP에 투자했던 증권사들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논란의 발단에는 이들의 특수한 관계가 있다. 나신평은 문제의 ABCP의 등급을 매겼고, 한화투자증권은 ABCP 발행을 주관했다. 하지만 ABCP 부실화 논란이 커지자 책임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7일 “ABCP에 투자했다가 물린 증권사들이 집단 소송을 고려하는 와중에 (한화투자증권의) 기업 신용등급을 올리니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기업 신용등급 등을 새로 평가하며 내놓은 보고서에 ABCP 이슈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다.

나신평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의 직접적인 익스포저 노출이 없어서 보고서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신평에 이어 22일 한화투자증권의 신용등급 평가 결과를 내놓은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분석은 다르다. 한신평은 한화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로,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기관 간 ABCP 매매계약 및 리테일 판매과정의 책임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화투자증권과 나신평 사이의 숨겨진 ‘갑을’의 관계를 지적한다. 규정상 회사채나 기업어음 등을 공모로 발행할 경우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2곳에 본평가를 의뢰해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나신평과 한신평을 선택해 본평가를 의뢰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나신평이 한화 계열사의 각종 신용등급 평가를 의뢰받는 입장이고, 한화투자증권은 선호하는 신평사를 택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선택을 받아야 하는 나신평으로서는 ABCP 언급이 부담스럽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나신평 측은 이번 신용등급 평가 결과와 ABCP 이슈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ABCP는 한화투자증권이 직접 발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용평가 항목에서 제외한 것”이라면서 “다만 ABCP 문제가 영업활동 등에 미칠 영향은 별도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이미 실적이 확인되면 등급전망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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