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주식청구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단행되면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파트너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49.9%로 올라간다. 삼성바이오는 그동안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지난 2015년의 회계처리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다국적제약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은 삼성바이오 94.6%, 바이오젠 5.4%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의 공동 경영체제로 운영된다. 이사회는 양사 동수로 구성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2%를 갖지 않으면 누구도 이사회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합의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로 그동안 증선위에서 '분식회계는 없었다'는 삼성바이오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감리를 통해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고 증선위에 조치를 건의한 상태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사의 콜옵션 행사로 지배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회계처리 변경이 필요했다고 주장해왔다. 삼성바이오 주장대로 바이오젠이 이번에 콜옵션을 행사한 만큼 회계 처리 변경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감원의 감리는 2015년 말 회계처리 변경 당시 콜옵션 실체가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년여 만에 결과적으로 콜옵션 행사가 단행됐지만, 회계처리 변경 당시에도 이를 고려할 요인이 있었느냐가 증선위의 논의 사항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한편, 증선위는 다음달 4일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 감리 조치안을 다시 논의할 예정으로, 가급적 이달 중순까지는 의결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