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국인 투자에 시장 진입장벽 낮춘다…적극적 시장 개방 움직임

입력 2018-06-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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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대폭 풀고, 네거티브 규제로 접근 한층 더 자유롭게…시장경제 국가·자유무역 수호자로 가는 발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현지시간) 제18차 공산당청년연맹(CYLC) 의회에 참석해 개회식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현지시간) 제18차 공산당청년연맹(CYLC) 의회에 참석해 개회식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외국인 투자에 시장을 활짝 열어젖히면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G2 경쟁국 미국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는 금융업과 자동차, 중공업, 전력 등 분야에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분야는 네거티브 규제로 정해 투자자들에게 조금 더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네거티브 규제 리스트는 지난해 63개에서 48개로 15개 줄었다. 리스트는 내달 28일부터 시행된다.

중국 정부는 2022년까지 자동차 산업과 보험, 선박 항공기 제조, 전력망, 밀과 옥수수를 제외한 작물 생산업에서 외국인 소유권을 제한해왔던 기존 규제를 모두 철폐할 계획이다. 또 금융영역에서 은행 외자 비율 제한을 폐지해 외국인은 중국 현지은행 지분 100%도 매입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생명보험사의 외국인 투자 허용 비율은 51%까지 높였고, 오는 2021년부터는 금융업에서 외국인 투자제한 비율이 완전히 폐지된다.

최근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은 미국이 내던진 자유무역의 수호자 자리를 꿰차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중국이 앞장서 자유무역을 지켜나갈 뜻을 천명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러일으킨 보호무역주의 바람에 맞서 유럽연합(EU)과 협력을 강화할 뜻도 밝혔다. 이번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폐지도 이러한 중국 경제 정책 방향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4월에는 외국 자동차 업체의 합작회사 설립 규제도 완화했다. 이에 미·중 간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연간 2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무역 경쟁국들로부터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그동안 비시장경제(NME) 국가로 분류됐다. 중국 측은 가입 의정서 규정에 따라 16년이 지난 만큼 자동으로 시장경제 지위를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과 EU는 중국의 시장이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와 외국 기업에 배타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5월 초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무역 협상을 위해 중국 대표부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투자 제한을 통해 무역을 왜곡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 시장의 개방성이얼마나 확보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엄격한 자본 요건을 제시하면서 중국 시장으로 들어오려는 외국 자본을 사실상 얼마든지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정치위기분석 전문업체 지리스크(GRisk)의 보정위안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금융과 농업과 같이 전략으로 간주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해 시장의 많은 부분에서 투자 제한을 해제하기 위해 과감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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