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경영진이 전면 교체됐다. ZTE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부도 위기로 내몰렸다가 기사회생한 바 있다.
30일 중국 매일경제신문과 홍콩 명보에 따르면 ZTE는 전날 광둥 성 선전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리쯔쉐 신임 회장 등 이사 8명을 새로 선출했다.
기존 이사진 14명은 전원 사퇴했다. 신임 이사진 8명은 리 회장을 비롯한 상임이사 5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다. 리 신임 회장은 시안 마이크로전자기술연구소의 공산당 위원회 서기이자 부소장을 역임했다. 시안마이크로전자기술연구소는 ZTE의 주식을 간접적으로 보유한 주주이다.
ZTE의 경영진 전면 교체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이자 미국 내 스마트폰 판매 4위에 오른 ZTE는 국제사회의 이란과 북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 동안 금지하는 제재를 받았다.
ZTE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을 미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제재 이후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7일 거액의 벌금 납부와 경영진 교체 등을 조건으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발표, 기사회생하게 됐다.
인이민 ZTE 전임 회장은 주총에서 "새로 선출된 경영진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가 난관을 극복하도록 할 것"이라며 "8만여 임직원 중 회사를 떠난 사람이 거의 없고, 핵심인재 유출도 없었다는 점에서 회사의 장래는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