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띠앗

입력 2018-07-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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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가운데 ‘띠앗’이 있다. ‘형제나 자매 사이의 우애심’을 이르는 말이다. 우애롭게 지내야 할 형제자매 혹은 그 이상의 친족이 사이가 나빠져 왕래마저 없을 때도 그 사이에 ‘살(煞)’이 끼었다고 하면서 더러 이런 살을 풀기 위한 살풀이도 한다. 살풀이를 해서라도 형제자매 사이에 우애심을 갖도록 한 게 우리의 전통문화이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혈연을 최우선시하는 유가적 가치관 아래서 생긴 문화이다.

맹자는 “老吾老 以及人之老 幼吾幼 以及人之幼”라고 했다. 늙을 노(老), 미칠 급(及), 어릴 유(幼). “나의 노인을 노인으로 여기는 것으로써 남의 노인에게 미치게 하고, 나의 어린이를 어린이로 여기는 것으로써 남의 어린이에게 미치게 하라”는 뜻이다.

즉 나의 조부모나 부모님인 노인을 노인으로 모시는 것을 우선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써 남의 노인을 모시고, 내 아들 딸과 손자 손녀 어린이를 어린이로 보살피기를 먼저 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써 남의 어린이도 보살피라는 뜻이다. 모든 인간관계의 시작을 혈연관계로 보고 혈연처럼 친한 관계를 효도와 우애와 공경으로 이어가지 못하면서 오히려 남의 노인을 공경하고 남의 어린이를 사랑할 생각을 말라는 것이다.

내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하는 다른 행동을 잘 할 리 없고 내 자식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아낄 리 없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널리 사랑을 베풀라는 서양의 박애(博愛)정신이 더 숭고해 보이고 한자문화권의 효도와 우애는 혈연에만 연연하는 소졸(小拙)한 문화로 보일 수 있는데 그것은 큰 오해일 뿐이다.

각자가 필연적으로 끌리는 혈연관계부터 효도와 우애로 가꾸고, 남은 힘과 사랑으로 이웃을 대하면 사회에는 절로 사랑이 넘치게 된다는 것이 우리의 전통인 효와 우애의 정신이다. 운명을 가르는 기로에서 핵 포기를 선택한 북한, 우리가 띠앗을 갖고 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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