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신임 경기도지사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향후 4년간 필요한 재원은 약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나마 순수하게 경기도가 충당해야 할 비용만 계산한 수치다. 세부 공약을 모두 이행하는 데 필요한 국비와 시·군비를 포함하면 필요 재원은 4조300억 원으로 불어난다.
다른 지역은 단위가 더 크다. 충청남도의 경우 양승조 신임 충남도지사가 제시한 친환경 발전 사업,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 고교 무상급식, 노인 버스비 무료화 등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11조 원을 웃도는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용섭 신임 광주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일자리 뉴딜’ 정책에도 12조 원가량이 들어간다.
인천시의 경우 박남춘 신임 시장의 17개 분야 공약사업에 드는 재원이 2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고, 충청북도 또한 이시종 지사가 내놓은 100개 공약에 20조 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소속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약에도 총 7조5350억 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상당수 공약사업이 재원 확보 방안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 광역단체 재무담당자는 “당선인들의 재원 마련 방안을 보면 대부분 국비를 받아오겠다거나 민간투자를 유치한다는 것인데 둘 다 실현이 불투명한 방법”이라며 “그렇다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면 지방 재정에 큰 무리가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사업이 많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선거 기간에는 ‘디테일’에 대한 고려 없이 일단 공약을 내거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추진하려면 예비 타당성 조사가 필요한 사업이 많다”며 “구체적인 추계 없이 공약을 남발한 지역은 제동이 걸리는 사업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