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미중 무역전쟁 희생양 되나…중국 법원, 마이크론 일부 제품 판매 금지

입력 2018-07-04 08:34 수정 2018-07-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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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서 반도체 관련주 줄줄이 하락…중 ‘반도체 굴기’ vs 미 ‘중국은 지재권 도둑’

반도체 부문이 미·중 무역 전쟁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될 것이란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지방법원이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일부 제품에 판매 금지 판결을 내리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전일 대비 5.5% 급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PHLX)는 1.8% 떨어졌다. 인텔과 엔비디아가 각각 1.45%씩, 퀄컴은 2.23% 하락했다.

대만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이날 푸젠성 푸저우시 인민법원이 마이크론에 대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제품 26종의 판매 금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UMC와 마이크론은 올 초부터 중국과 미국에서 서로를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소송을 벌였는데 중국이 UMC 손을 들어준 것이다.

UMC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중국 전역에서 효과가 발효될 이날 판결로 마이크론 제품은 UMC 특허권 침해에 대한 법적 명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이크론은 “UMC와 푸젠진화반도체(FJICC)가 말하는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지 못 했다”며 “푸저우시 인민법원으로부터 공식적인 답을 들을 때까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론은 “우리는 중국 정부와 국영기업들이 자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의 위협을 맞닥뜨렸다”면서 “중국 정부의 이러한 활동은 우리의 시장 진출을 방해하고 현지 기업과 제대로 경쟁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판결은 미·중 무역 전쟁에 반도체 업계가 취약하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켰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육성 중인 10대 핵심 사업을 포함, 1300여 품목 500억 달러(약 54조 원) 상당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그중 340억 달러분에 대해서는 6일 발동할 예정이다. 중국도 같은 날 보복관세를 발효하겠다며 맞붙은 상황이다.

중국은 이른바 ‘반도체 굴기’라는 기치 아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러한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훔쳐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5월에는 미 대학에서 첨단분야 석·박사 과정을 밟는 중국 유학생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4월 싱가포르 브로드컴의 미 반도체 회사 퀄컴 인수를 차단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기준 마이크론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대만도 12.5%를 차지하고 있어 마이크론이 잃어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마이크론은 미·중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특히 지난달 중국 당국이 메모리칩 가격 정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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