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 중국 HNA 회장, 프랑스 출장 중 실족사...회사 앞날 먹구름

입력 2018-07-0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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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버크셔해서웨이,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정부 타깃

‘중국의 버크셔해서웨이’로 불려온 중국 거대 복합기업 HNA그룹의 왕젠 공동 창업자 겸 회장(57)이 프랑스 남부에 출장 갔다가 관광을 하던 중 실족사했다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왕 회장은 ‘중국의 기업 사냥꾼’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수년간 차입을 통한 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자금난을 겪어왔다.

FT에 따르면 왕 회장은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언덕 꼭대기에 있는 작은 마을 보니유의 절벽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갑자기 균형을 잃고 10m 아래로 추락, 치명상을 입었다. 남부 보클뤼즈 지역 경찰 당국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왕 회장의 죽음을 사고사로 간주했다. 추락 당시 충격으로 내부 출혈이 심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결론이다.

왕 회장의 갑작스러운 부음에 가뜩이나 불안한 회사의 앞날에 불확실성이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90년대 초 하이난항공을 설립한 왕 회장은 첸 펭과 함께 회사를 키웠고, 국유 항공사와 통합시키려는 정부의 압박도 견뎌냈다. 작년에는 도이체방크 지분 약 10%를 인수하고, 앞서 2016년에는 세계적인 호텔 리조트 체인인 힐튼월드와이드의 지배 지분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M&A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다가 불과 2년 동안 400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 M&A 실적이 중국 정부의 레이더망에 걸리면서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전례없는 조사가 시작,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현재 왕 회장과 공동 창업자인 첸은 그룹 지분의 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첸슨앤코의 셴 멩 이사는 “왕 회장은 HNA의 실제 운영에 있어서 최고의 인물이었다”며 “HNA그룹의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역외시장에서 HNA의 달러 표시 채권은 매도 압력에 직면했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HNA그룹인터내셔널의 달러 표시 채권은 96.75센트로 전날보다 2.5% 하락했다. 이는 11월 만기인 회사채 수익률이 19%임을 의미한다.

이날 HNA그룹은 회사 웹사이트를 회색으로 바꾸고, 경영진은 성명서를 통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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