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은 모르는 ‘소상공인페이’…5월 시범운영 밝혔지만 실효성에 '의문'

입력 2018-07-05 10:36 수정 2018-07-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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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선 간편결제서비스 ‘유비페이’ 도입 후 사용 건수 1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일 오후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경청 투어’ 시작 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일 오후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경청 투어’ 시작 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영세 소상공인의 신용카드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상공인페이’를 연내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소상공인페이 정책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도입된 수수료 무료 간편결제서비스인 ‘유비페이’도 사용률이 지극히 낮아 소상공인페이 도입 실효성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 5월 소상공인페이를 연내 도입해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달 7일 ‘소상공인페이 피칭대회’를 열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13개 핀테크 업체를 불러모았다. 이 자리에서 홍종학 장관은 “피칭대회에서 발굴된 혁신적인 기술을 접목해 소상공인페이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기부는 “영세 소상공인이 부담으로 느끼는 신용카드 결제수수료를 완화할 수 있는 간편결제수단”이라며 “결제 과정에서 신용카드사나 밴(VAN)사를 거치지 않아 결제수수료를 0%대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장관이 4일 '경청 투어'를 나선 수원 영동시장 내 '28청춘 청년몰'에서는 소상공인페이 정책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28청춘 청년몰은 만 39세 미만으로 입주가 제한된 청년몰 가운데 전통 시장 활성화의 우수 사례로 꼽힌다. 그만큼 주말에 일부러 이곳을 찾는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28청춘 청년몰에서 현재 영업 중인 점포는 19개 가운데 9개는 푸트코트 점포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중기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페이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점포는 한 곳도 없었다.

28청춘 청년몰에는 이미 수수료가 0원인 간편결제 서비스 유비페이가 도입돼 있으나 4일 오전까지 유비페이로 결제한 고객은 0명으로, 이 역시 전혀 활성화돼 있지 않았다. 유비페이는 개발사인 하렉스인포텍, 수원시, 기업은행, 상인연합회가 협의해 수원시 22개 전통시장 3300여 개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 4월 도입이 결정됐다. 28청춘 청년몰 19개 점포에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순차 도입된 상태다.

다만 이날 오후 28청춘 청년몰 송혜령 대표의 점포인 ‘간식여왕’에서 유비페이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처음 등장했다. 28청춘 청년몰 최초로 유비페이로 결제한 20대 고객은 “친구가 시장 갈 때 쓰면 편한 앱이라고 추천해줘서 깔았다”고 말했다.

이날 홍 장관은 “중기부가 소상공인과 관련해 추진 중인 정책은 6건이며 세부 안건으로 보면 11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소통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홍 장관의 의지와 달리, 현장에서 수요가 높은 정책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소상공인페이 도입 시 누가 인프라 구축 비용을 부담할 지도 아직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중기부 내에서 별도 사업 추진단을 꾸리는 데 대한 논란이 있다”며 “민간과 협업해야 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할 지 논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홍보 계획과 관련해 중기부 관계자는 “당연히 가맹점과 대국민 홍보를 할 예정이지만 아직 서비스 윤곽이 나오지 않아 도입이 구체화된 뒤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참여 유인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간편결제에 친숙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며 “현금이나 카드 같은 결제수단을 대체한다기보다 결제 수단을 추가한다는 의미로 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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