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계가 무역 전쟁을 피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BMW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업체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4일(현지시간) 리처드 그레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와 회동한 자리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양측 모두 수입차 관세를 제로(0)로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실현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에 노심초사했던 독일 업계에 희소식이다.
앞서 독일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그레넬 대사와의 회동에서도 비슷한 제안을 했는데 이날 다시 관세 제로 방안을 강조한 것이다.
EU는 현재 미국산 승용차에 대해 10%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2.5%다. 트럼프는 25%의 자동차 수입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독일 업체는 관세로 보호받을 필요가 없는 위치에 있다”며 “그들은 아예 관세를 없애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업체 대표들은 관세 위협이 사라지면 대미국 투자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FT는 바꿔 말하면 이런 약속은 자동차 관세가 발동될 때 독일 업체들이 공장 일부를 미국 밖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독일 브랜드 차량이 1초마다 한 대씩 수출됐다.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독일 업체들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 등 현지에서 차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
독일 업체들은 또 부품 표준화 등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