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김용환, LG전자 조성진…샐러리맨 신화 ‘부회장 전성시대’

입력 2018-07-07 17:11 수정 2018-07-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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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권오현 前삼성전자 부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사진 왼쪽부터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권오현 前삼성전자 부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실적 성장에 힘입어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높은 경영점수를 받았다. 재계 주요그룹의 경영전반을 물밑에서 책임지는 부회장단의 알짜 경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재임기간 1년 이상인 국내 500대 기업 CEO 457명(323곳) 가운데 경영평가 1위를 차지했다.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체만 놓고 보면 3년째 1위다.

이처럼 총수의 경영 전략을 물밑에서 보좌하거나 계엸 경영을 책임지는 이들이 부회장들이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사이 일부 오너가를 중심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물밑에서 그룹 경영을 책임지거나 총수를 보필하는 부회장들의 당위성이 커지고 있다.

◇권오현 前삼성전자 부회장 ‘샐러리맨 신화’ = 지난해 10월 용퇴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성공한 부회장으로 꼽힌다. 회사가 사상 최고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는 가운데 박수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용퇴와 함께 “이미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던 일”이라며 “엄중한 상황에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사상 최고실적을 오너가의 몫으로 돌리고 자리에서 물러난 셈이다.

그는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삼성전자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무엇보다 보수총액이 거론될 때마다 손가락에 꼽혔던 인물이다. 한해 250억 원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았고, 퇴임 전에는 3년 연속 재계 연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 이라는 그룹의 성과정책이 반영된 결과였다. 물론 그만큼 그의 성과도 뚜렷했다.

1952년생으로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한 발 물러난 그림자 보필 = 여전히 경영일선에서 그룹의 현안을 결정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측근으로 김용환 부회장이 꼽힌다. 정 회장보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그룹 전반의 살림을 챙기고 있다. 비서실과 전략기획담당, 감사실, 법무실, 구매 담당을 맡고 있다.

현대차에 입사한 이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을 거쳤다. 현대차로 복귀해 해외영업본부 사장과 현대차 기획조정실 사장을 거쳤다. 그룹 부회장에는 2009년 승진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기획조정실은 30여 개 주요 계열사 등 현대차그룹의 50여 개 전체 계열사를 조율하고 있다. 부회장 승진 이후 정 회장의 숙원이었던 현대건설 인수와 통합 신사옥 추진, 이에 따른 한전부지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추진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주사를 통한 편법이 아닌, 지배회사를 앞세워 정공법을 제안하고 정 회장의 제가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와 순환출자 고리 해결 등을 골자로한 개편안은 공정위로부터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개편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 경험이 많아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며 입이 무겁다고 알려져 있다. 정몽구 회장의 속뜻을 가장 정확히 이해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1956년생으로 동국대 무역학과를 거쳐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고졸신화에서 가전전문가로 =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재계에서 ‘고졸 신화’로 이름나 있다. LG전자의 전반에 걸쳐 생활가전, 특히 TV의 상품성 향상을 이끌어온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가전 전문가’다. 최근 생활가전(H&A부문)과 TV(HE부문)사업은 사상최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부회장으로서의 입지를 다녀왔다

CEO스코어가 재임기간 1년 이상인 국내 500대 기업 CEO 457명(323곳)의 지난해 경영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매출 10조 원 이상 기업 CEO 37명 중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 이후 스마트폰의 플랫폼화, 기본을 강조한 플래그십 모델 등을 강조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G6와 V30, 올해 G7까지 외신과 시장 등에서 호평이 쏟아진 것도 그의 전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밖에 마진이 좋은 OLED TV,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량 확대, 스마트폰 사업 적자 규모 감소 등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에서는 세탁기 전기설계실 엔지니어로 시작해 세탁기 설계실장과 연구실장, 세탁기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세탁기 한 분야에 집중했다. 독자적 기술개발을 통해 LG전자의 세탁기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 기여한 공로로 사장까지 승진하며 ‘고졸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1956년 생으로 용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로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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