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도 조선업계가 어김없이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나서면서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세다. 최근 수주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업종 회복의 기회가 찾아왔는데 스스로 이를 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대중공업은 9일 전 거래일 대비 2.87%(3000원) 내린 10만1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중공업(-1.71%), 현대미포조선(-1.26%), 한진중공업(-1.00%)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100원(0.38%) 오른 2만6450원으로 장을 마쳤다. 대우조선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로부터 17만3400㎥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을 수주했다고 4일 밝힌 바 있다. 이어 6일에는 노르웨이 씨탱커스(Seatankers Management)로부터 LNG 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최근 이어진 수주 소식이 이번 주 개장 첫날 업계에 들이친 하투 악영향의 파도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심화로 올 하반기 업계의 수주 불확실성은 높아진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대표 격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체기가 이어지다가 모처럼 찾아온 수주 회복세 기회가 하투로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이번에도 수주소식을 가져왔지만 파업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는 점은 경계할 요소”라고 지적했다.
파업이 노사 교섭으로 원만하게 진정되면 업계가 수주의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주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 연구원은 “살아남은 국내 조선소는 기술력, 재무구조, 인건비, 고정비, 품질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압도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