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에린의 벤처칼럼] 사내벤처가 기업을 키운다

입력 2018-07-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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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칼럼에서 대학 벤처교육을 실업문제 해결 수단으로 설정했을 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짚어보았다.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처럼 대학을 졸업도 하지 않은 창업가들이 세계 최고의 회사를 만들고 꾸려 나가는 걸 보면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한다는 것이 그럴듯하게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몇 천억 명에 한두 명꼴이다. 게이츠도 저커버그도 대학을 들어가기 전에 그들이 성공시킨 모델의 초기 버전을 무수히 테스트하고 나간 경우이다. 즉 대학 졸업 후의 창업을 도모한다면, 이 준비는 사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시작해야 할 듯하다.

그런데 중·고등학생들이 입시 때문에 새벽까지 학원을 다녀야 하는 우리 상황에서 학업성적 우수자들이 중·고교 때부터 창업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라도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이라는 교육의 목표는 합당하지 않다.

만약 대학이 졸업 후 창업이라는 방향으로 대학 학부 교육을 디자인한다면, 사내 벤처라는 개념으로 방향을 잡는 게 더 적절하다. 사내 벤처교육과 일반적 벤처교육의 차이점은 전자는 회사 안에서 회사의 일원으로 벤처와 혁신아이디어를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후자는 개인이 진행하는 것이다. 사내 벤처 모델은 서구 글로벌 기업들이 아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회사 내의 구성원을 조직하여 그들에게 회사의 자원과 인프라를 이용하여 벤처활동을 진행하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지메일(gmail), 구글 지도(google map)가 이런 팀에서 나온 모델이다. 소니의 대표 상품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게임기)도,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도 모두 사내 벤처를 통해 개발된 것들이다. 이전에는 따로 구성된 혁신팀이나 전략팀에 혁신을 전담시키는 것이 대체적이었다면, 요즘은 회사 구성원 전원에게 기회를 주는 모델로 나가고 있다. 누구든지 새롭고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만 갖고 있으면 1년 내내 진행되는 몇 차례의, 그리 복잡하지 않은 평가과정을 통해 팀을 꾸릴 수 있다.

이런 팀은 그들의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집중하게 해준다. 특히 선진국에서의 모델은 개인이 사내 벤처를 추구하다 실패하더라도 회사는 절대 그것을 이유로 실직하게 하거나, 성과 평가에 부정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회사 입장에서도, 개인 입장에서도 사내 벤처는 가치를 창출한다. 개인의 경우 자금 문제나 본인의 전문성을 뛰어넘는 팀원을 꾸릴 수 있고, 중요한 인프라와 네트워크의 부재를 회사라는 매개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나날이 극심해지는 경쟁 상황을 혁신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회사의 상황과 상품을 잘 아는 구성원들의 가치 창출 성공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회사가 개인의 관심 배경과 동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구성원을 골라 혁신팀을 만든다기보다는 아이디어와 의지가 있는, 앞으로 나서는 개인에게 기회를 주어 진행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노력에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사내벤처 교육의 경우 학부생이 생각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는 데 중소기업이 참여해 적은 자금을 프로젝트 진행에 제공하거나 학부생과 교수들이 알기 어려운 현장 정보를 공유하여 기여한다면 바람직하겠다. 이런 교육에 참여하고 사내 벤처를 도모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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