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ZTE는 트럼프 정부 제재를 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넘으면서 미국 공급업체와의 거래 재개가 임박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ZTE와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인 합의이행 보증금 4억 달러(약 4510억 원)를 에스크로 계정에 예치하는 프로세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ZTE가 실제로 돈을 예치하면 상무부는 미국 공급업체와의 거래 재개를 허용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상무부는 지난 3일 ZTE가 자국 내 기존 네트워크와 장비 유지에 필요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이 부문에 한해서만 8월 1일까지 제재를 유예했다. 이제 제재 전면 해제에 필요한 단계를 거의 마무리한 것이다.
ZTE는 지난 4월 트럼프 정부가 미국 기업과 7년간 거래를 금지하는 고강도 제재를 부과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ZTE는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조달하기 때문에 이런 제재는 사실상 사형 선고와 마찬가지였다. 미국 측은 ZTE가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이런 처벌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ZTE 사업 재개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트위터 트윗을 올리면서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ZTE는 지난달 7일 미국 상무부와 10억 달러 벌금, 4억 달러 보증금과 함께 이사회와 최고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기로 합의했다. 또 10년간 자사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미국 법률 준수 팀을 회사 내 배치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도 지원한다는 방안에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 ZTE는 최근 이사회와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진을 교체했다.
거래 재개가 임박했지만 미국 의회의 반발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상원은 지난달 ZTE와의 거래 금지를 포함한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하원도 같은 달 자체적으로 비슷한 법안을 가결했지만 판매 금지는 넣지 않았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려면 상·하원이 같은 법안을 다시 통과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