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 구성 타결] 국회 정상화 첫삽 떴지만, 민생입법·개혁입법연대 난관 예고

입력 2018-07-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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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상임위원장 ‘8-7-2-1’ 배분…지각 출범한 후반기 국회 현안 수북…경찰청장·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 살얼음판 예고…검경 수사권 조정도 논의 길어질 듯

여야가 진통 끝에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전반기 국회가 종료된 올해 5월 30일부터 계속됐던 입법부 공백 사태가 41일 만에 해소됐다.

다만 국회가 장기 휴업 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인사청문회, 민생법안 등 난제가 쌓인 만큼 각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여야의 치열한 줄다리기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오후 국회에서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합의 결과를 발표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국회에서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합의 결과를 발표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원 구성 합의… 41일 만에 ‘입법 공백’ 해소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장병완 원내대표는 국회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 합의문에 서명했다. 여야는 지난달 27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상임위원회 배분 등에 이견을 보이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협상이 이뤄진 것은 환영할 일이라는 게 국회 안팎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4개 교섭단체의 합의문을 살펴보면 여야는 의석이 가장 많은 민주당이 의장을, 제2당인 한국당과 3당인 바른미래당이 각각 부의장을 맡기로 했다. 상임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회 포함) 18개 자리는 민주당 8곳, 한국당 7곳, 바른미래당 2곳,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1곳이 배분됐다. 의석수 비율에 맞춰 원칙과 관례를 따랐다는 게 이들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우선 여당인 민주당은 전반기 국회에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가져갔던 국회운영위, 정무위, 기획재정위, 국방위, 행정안전위 등 8곳의 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민주당이 가져간 상임위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2년 차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데 비중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홍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에 필요한 상임위와 정기국회에서 민생경제와 관련해 성과를 내야 하는 상임위는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은 막판까지 민주당과 치열하게 다퉜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지켜냈다. 민주당은 법사위를 양보하는 대신 전반기에 한국당이 맡았던 운영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챙기며 여당으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법사위를 비롯해 국토교통위, 예산결산특별위, 외교통일위 등 7곳의 위원장을 받아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 내에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법사위를 확보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자평했다.

바른미래당은 당초 경제 분야 상임위를 원했지만 정보위와 교육위를 담당하게 됐다.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은 협상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주장했지만 의석수에 따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한 곳만 맡게 됐다.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은 국회부의장 1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수북이 쌓인 현안, 곳곳이 살얼음판 = 진통 끝에 원 구성에 합의했지만 국회가 순항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대기하고 있다. 국회가 두 달 가까이 공전하는 동안 밀린 숙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후반기 국회는 5월 말 출범했어야 정상이지만 전반기 국회가 끝나자마자 6·13 지방선거가 치러졌고, 선거가 끝난 뒤에는 야당이 참패의 후폭풍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국회 정상화가 뒷전으로 밀렸다.

당장 경찰청장과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기다리고 있다. 여야는 우선 19일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은 인사청문회법상 국회가 임명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하루 만에 청문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약간의 반대 목소리만 나와도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

이어지는 대법관 후보자 3명(김선수, 이동원, 노정희)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순순히 통과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인 김 후보자의 경우 재야에서만 활동해 온 순수 변호사 출신인 데다 각종 현안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 왔기 때문에 보수 야당의 비토 의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입법연대’ 실현되면 정국 소용돌이 예고 = 1만여 건에 가까운 ‘민생입법’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미세먼지 저감법, 양성평등기본법, 규제혁신 5법 등의 개정을 주장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파견근로자보호법 등을 핵심 법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야 4개 교섭단체는 5월 민생입법협의체를 구성해 중점 법안을 교환했지만 쟁점을 둘러싸고 각 당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여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혁입법연대가 정치권의 소용돌이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민중당·무소속 의원들과 손잡고 157석으로 원내 과반을 넘긴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이 ‘범보수 블록’으로 맞서며 반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정국이 급격히 경색될 수도 있다.

정부가 제시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도 여야 대립의 여지가 높은 사안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해서다. 국가정보원 수사권 폐지 등을 포함한 국정원법 개정 논의가 지지부진해진 것처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관련법 개정 논의도 결국 긴 논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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