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바이오텍의 창업은 시장의 미충족수요에서 시작했다. 대학생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장영민 대표는 2004년 생리통이 심했던 친구로부터 면생리대라는 아이템을 접한 후 새로운 기회를 봤다. 일회용 생리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 위생용품 시장에서 면생리대를 상업화·브랜드화할 수 있는 틈을 본 것이다. 그는 "필수소비재라서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데다 친환경 제품이어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면생리대를 규모화해 브랜드화하는 기업도 없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듬해 공무원 시험을 그만두고 단돈 400만원으로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처음 몇년간은 수익이 거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시간은 그의 편이었다.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 문제가 본격 제기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파동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그때마다 소비자들은 면생리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러한 관심은 지앤이바이오텍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또한 친환경을 강조하고 1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려는 사회 분위기의 확산도 지앤이바이오텍에게 기회가 됐다. 면생리대가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도 편견이었다. 생리대는 식약처가 관리하는 의약외품으로 등록돼 있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허가 절차가 필요하며 이후에도 철저한 관리 감독을 받는다.
법인으로 전환한 첫해인 2014년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5년 28억, 2016년 35억원, 2017년 77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2억원에서 2017년 20억원 수준까지 확대했다. 대형 유통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한 자체 판매망을 구축한 것이 큰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한나패드 사용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8%가량이 면생리대를 계속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면서 "고객의 사용경험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면생리대에 대한 인식 개선이 확산하면 시장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생리대 시장은 국내에만 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앤이바이오텍은 면생리대의 우수성을 객관화하려는 노력도 시작했다. 면생리대를 사용한 소비자들은 '생리통이 줄었다', '냄새가 사라졌다' 등의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내놓는다. 하지만 사용자의 주관적 경험일뿐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데이터는 없었다. 장 대표는 "의료기기 허가에 준하는 임상을 통해 한나패드, 면생리대의 우수성을 보여줄 계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면생리대 확산과 한나패드의 브랜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허를 매입해 바이오 액티브 물질을 확보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바이오 액티브 물질이란 인체의 세포분자와 동일한 파장 특성을 가진 신물질로 내부 체온 상승 및 적정온도 유지 효능을 입증했다. 지앤이바이오텍은 이런 신물질을 면생리대에 적용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지앤이바이오텍은 해외 진출 역시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면생리대에 집중하는 기업이 드문데다 친환경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있어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이프스타일 엑스포'에 3년 연속 참가하는 등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본, 호주, 프랑스 등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국가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법인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장 대표는 "면생리대는 세계적 브랜드가 없고 대부분 가내수공업 형태로 제품이 나오고 있다"면서 "한나패드를 확산해 세계적인 리딩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앤이바이오텍은 지난달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자본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코스닥 진입을 위한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지앤이바이오텍은 면생리대에 이어 요실금 패드, 기저귀, 생리컵, 청결제까지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여성·남성 위생용품 전문 기업으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장 대표는 "친환경 위생용품의 세계적 리딩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서 "면생리대로 전세계 생리대 시장 점유율 5% 달성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비용 문제로 생리대 사용이 어려운 제 3세계 여성들에게 지속가능한 다회용 생리용품을 공급하는 것도 그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