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과 관련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EU에 대한 소송 제기를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메이 총리 지방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조언(advice)'이 아니라 '제안(suggestion)'을 했지만 '너무 거칠다(too brutal)'는 반응을 들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메이 총리는 영국 공영 B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협상을 하지 말고 EU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웃어넘기려 했다면서 "흥미롭게도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는 (협상을) '외면하지 마라. 외면하면 영국이 갇힐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다른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역시 EU 법을 위반하는 구체적인 조치나 정책에 관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영국과 EU가 아직 브렉시트 협상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EU 법 위반 여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공개된 영국 대중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관련 자신의 조언을 무시한 채 오히려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며 메이 총리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내놨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이 전해지면서 영국 정가가 발칵 뒤집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는 "메이 총리를 험담하지 않았다"면서 "(메이 총리는) 매우 똑똑하고, 강인하며 유능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