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진한 상고법원 도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이재화 변호사를 불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실체를 재차 파악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16일 오전 10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법위원장 출신 이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변호사는 조사 전 취재진과 만나 “양승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판사의 고유 업무 범위를 넘어서 저지른 사법농단의 실체를 밝히는데 협력하기 위해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지난 5월 사법권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발표한 문건 일부에 회유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변호사는 당시 성명서 등을 통해 상고법원 설치를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이 변호사는 “2014년 9월 대법원이 처음으로 상고법원과 관련해 공청회를 실시했다”며 “공청회 전날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가 전화해 ‘공청회에서 상고법원이 위헌이라는 이야기는 하지말아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공청회에서 발언하는데 관여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문건에 따르면 법원 인사는 회유를 위해 이 변호사와 몇차례 접촉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제가 느끼기로는 한 차례”라며 “그 당시 제가 발언한 것이 문건에는 ‘강한 반발’로 기재돼 있는 것 같고, 그 이후로는 ‘직접적 접촉은 지양할 것’이라고 문건에 나와있는데 다른 경로 통해서 설득 시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상고심 개선 태스크포스(TF) 위원 중 일부가 종전 입장과 달리 상고법원에 대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회의 중에 언급한 것을 ‘간접적인 접촉’ 형태로 봤다.
검찰은 이 변호사를 상대로 당시 행정처의 회유 및 압박이 실제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