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은 푸틴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번이 첫 번째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이번 회담은 준비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나중에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화는 매우 의미 있었다”며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와 이스라엘, 이란 등 중동 분쟁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시리아, 특히 남부 지역인 골란 고지의 정착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며 “이스라엘의 입장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시리아 문제뿐만 아니라 중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확정한 이란핵협정(JCPOA)에 대해서는 “JCPOA가 핵무기 비확산을 보장해준다”며 “JCPOA 유지에 대한 러시아의 의견은 변함이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탈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JCPOA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한다”며 “미국은 이란의 중동 지역 정책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주목한다”고 한결 유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관계가 틀어지게 된 계기였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올라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동부 지역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이 있다”며 “우리는 전문가적인 수준에서 이 일을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앞으로 나가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자평했다.
회담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양국 관계에 있어 대선 개입 논란이 심각한 방해가 된다는 것을 논의했다”며 “기자회견에서도 말했듯 우리는 양국 관계를 국내 정치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 선거나 내정 간섭과 무관하다”며 “미국 법정에서 재판이 있으니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연달아 8건의 트윗을 올리며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생산적인 대화는 미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는 글과 “나는 정치를 위해 평화를 담보로 잡는 대신 평화를 위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또 러시아 대선개입을 두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이 이길 줄 알고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대해 듣고도 별일이 아니라고 넘겼다”며 “내가 당선되자 러시아 개입은 큰일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수년간 미국의 어리석음 때문에 악화됐다”며 “이제 잘못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