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재무분석] 동원F&B, 인수합병·사옥 매입으로 불어난 부채

입력 2018-07-18 10:20 수정 2018-07-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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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F&B의 1분기 부채비율은 136%다. 금융당국이 통상 기업의 재무 상태 부실 여부 기준을 200%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현재 수준은 우려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다만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났다면 평가가 달라진다. 동원F&B의 부채비율은 △2014년 87.4% △2015년 82.4% △2016년 94.8% △2017년 130.8%다. 증가 추세가 확연한 가운데, 주목할 대목은 지난해 50%p 가까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 인수 합병, 사옥 매입 등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지난해는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 흐름의 급격한 감소와 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겹치면서,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차입금과 사채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로 외부수혈을 받는 등 내부 현금흐름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지난 2015년 10월 농업회사법인 금천(452억 원)을 시작으로 2016년 더블유푸드마켓(193억 원)을 인수했다. 2017년에는 두산생물자원(현 동원팜스)을 349억 원에 사들였고, 같은 해 양재동 사옥 매입에 1073억 원을 투입했다. 자회사 동원홈푸드의 설비 증설(HMR 가산공장 토지, 건물 등 매입 266억 원, 성남물류센터 설립 138억 원)도 대규모 자금 조달로 이어졌다.

4년에 걸친 투자는 부채비율을 악화로 이어졌고, 2014년 말 1205억 원 불과했던 순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 3544억 원으로 확대됐다. 일련의 인수 합병이 참치통조림 등 가공식품 뿐만 아니라 조미식품, 단체급식, 농축수산물 유통, 간편식, 사료 등 사업 다각화를 이끌었지만 계열사 확대에 따른 계열 전반의 재무 부담이 과거 대비 높아진 모습이다.

현금흐름도 지난해 부정적인 신호를 나타냈다. 영업활동 순현금흐름이 2016년 플러스(+) 1045억 원에서 2017년 (+) 496억 원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투자활동 순현금흐름이 마이너스(-) 543억 원에서 (-) 2329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제품을 팔아 버는 돈은 줄고 사업을 위한 투자 규모는 늘고 있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지표인 재무활동현금흐름도 2016년 (-) 173억 원에서 (+)18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부 자금 수혈이 대규모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주주 입장에선 재무 부담 가중이 불편하다. 현금흐름 악화도 부정적인 신호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약 80억~90억 원에 달하는 부채 이자 부담(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4년 여 동안 7000억 원 가까이 매출액이 늘었지만, 순이익은 500억 원 안팎의 제자리인 주요 원인이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인수 합병 등으로) 제품 및 사업 다각화에 기반을 둔 외형 성장세가 이뤄졌다”면서도 “사옥 매입 등 공격적 투자로 재무부담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창출현금을 통한 재무부담 경감 여부가 중점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참치통조림 이외 제품군의 이익기여도 증가 여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동원F&B의 부채 감축 여부와 현금흐름의 변화가 재무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될 전망이다. 현재로썬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유지되고 있어 부채로 인한 재무부담이 크진 않지만, 참치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하락한다면 재무 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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