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이 일어났다는 우리 정보기관의 결론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해 말을 잘못했다”며 “‘러시아가 개입을 저지르지 않았다(wouldn’t)는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 없었다’는 이중 부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 측과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러시아가 개입했을(would)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미 정보기관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러시아를 옹호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내에서 격렬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여당인 공화당도 반발했다.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러시아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약화하려 하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새 제재를 지지하는 게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의 이익을 공유하지 않는 위협적인 정부”라면서 “우리의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길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발언 정정이 24시간이나 늦었고 장소도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당신은 틀렸고 우리가 옳으며 우리 정보기관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은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상원은 북한 비핵화 협상 진행 상황과 미·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할 전망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공화당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5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