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핫스팟] ④강서구, ‘마곡’으로 울고 웃다…“엠밸리 7단지 가장 인기”

입력 2018-07-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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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품은 노른자로 거듭나며 ‘발산역→마곡’ 중심축 이동

“‘마곡’을 빼놓고는 얘기가 안 됩니다. 강서구가 그렇게 변했어요.”(마곡동 인근 M공인중개사)

강서구의 역사는 꽤 굴곡지다. 경기도 김포군에 속해 있다가 1963년 영등포구에 흡수됐다. 영등포구의 한쪽 귀퉁이를 한동안 차지했다. 10여 년이 흐른 1977년부터 ‘강서구’로 불리기 시작했다.

현재 강서구는 ‘마곡지구’와 ‘비(非)마곡지구’로 나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을 낀 마곡지구는 강서구의 부동산 지형을 완전히 바꿨다. 구의 중심축도 발산역 주변에서 마곡으로 이동했다. 60만 명의 삶의 터전인 강서구는 동네 이미지에서 산업 단지를 품은 ‘노른자’로 거듭났다.

◇“마곡 진짜 대장주는 엠밸리7단지… 35평에 11억은 거뜬”

마곡지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한 아파트 ‘엠밸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엠밸리7단지(1004가구, 2014년 6월 입주)다. 엠밸리7단지는 마곡지구 엠밸리 중심에 위치해 있다. 9호선 마곡나루역, 5호선 마곡역을 이용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강서구청(예정), 강서세무소도 가깝다. LG계열사가 모인 LG사이언스파크를 도보로 10분 내에 갈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언급된다.

D공인중개사는 “LG연구원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공항철도역, 서울식물원 등이 생기는 게 앞으로 기대되는 호재다. 35평 기준으로 11억~12억 원에 (매물이)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엠밸리7단지 114.91m²(약 35평) 실거래가는 12억4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엠밸리6단지 114.98m²(약 35평)가 10억39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된다.

M공인중개사는 “목동, 강남에서 투자 목적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며 “20~40대 회사원들의 문의가 있긴 한데 지방에서 지내다가 마곡으로 온 젊은 회사원들은 마곡 집값이 지방보다 비싸니까 예상했던 것만큼 매수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1194가구, 2017년 4월 입주)도 인기 단지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급한 이 단지는 임대가구가 혼합되지 않았다는 점이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이점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에 84.98m²(약 26평) 매물이 9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M공인중개사는 “강서구는 10억 원을 웃돌 것이란 기대감이 없었는데 마곡지구가 생기면서 얘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엠밸리7단지는 교통접근성이 좋고, 산업단지와 가깝다는 이유로 마곡지구 내에서 대장주로 꼽히고 있다. 엠밸리7단지 모습.    서지희 기자 jhsseo@
▲엠밸리7단지는 교통접근성이 좋고, 산업단지와 가깝다는 이유로 마곡지구 내에서 대장주로 꼽히고 있다. 엠밸리7단지 모습. 서지희 기자 jhsseo@

◇옛 ‘핫스팟’ 내발산동… 공인중개사 “1시간 동안 문의 전화 0통”

뜨는 곳이 있으면 지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마곡이 강서구 랜드마크로 떠오르면서 옛 중심지였던 발산역, 우장산역 주변은 상대적으로 한적해졌다.

발산역 인근 A공인중개사는 발산역 인근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일이 없다는 것만 알면 된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본격화된 이후 부동산 거래가 급감한 데다 마곡까지 들어서면서 수요가 분산된 것이다.

발산역 인근 H공인중개사에서 기자가 40분 가까이 있는 동안 걸려온 전화는 광고 문의 단 1통이었다. 마곡지구 순풍을 기대했지만 기대를 못 미친다는 한숨만 새 나왔다. H공인중개사는 “요새는 포털사이트, 언론사도 모자라 블로그까지 광고 전화를 해온다. 마곡지구가 들어서면 100건 중 절반은 산업단지 쪽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대한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직원들은 100만 원짜리 매물을 90만 원으로 가격을 오히려 낮게 제시하여 매수하려고 할 때가 있어 난감한 상황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발산역부터 우장산역까지는 강서구의 학원가로 불린다. 이에 마곡이 들어서면서 거주 수요층이 나눠졌다. 아이가 없는 젊은 가구부터 초등학생을 둔 가구는 신축 아파트가 밀집한 마곡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반면 중·고등학생을 둔 가구는 학군, 학원가가 가까운 내발산동을 선호한다.

발산역 인근에 명덕여자중학교, 명덕외국어고등학교 등이 자리 잡고 있어 학군으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이대서울병원이 들어설 예정인 것도 호재다.

◇마곡지구는 어떤 곳… 2009년 착공, 비닐하우스촌이 아파트 대단지로

마곡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미개발지였다. 2005년 개발구상안이 발표됐고, 2007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착공은 2009년에 이뤄졌다.

마곡지구 전체면적은 366만5783m²로, 3개 지구로 구성됐다. 1지구(106만6199m²)는 주거단지, 2지구(190만2488m²)는 산업·업무단지, 3지구(69만7096m²)는 수변복합단지로 각각 계획됐다.

마곡지구는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이전에 비닐하우스로 뒤덮여 있었다. 개발이 늦어지면서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도 마곡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신방화역, 마곡나루역, 양천향교역(이상 9호선), 마곡역, 발산역(이상 5호선)을 둔 알짜 동네로 탈바꿈했다.

SH는 마곡지구 아파트 ‘엠밸리’를 내세워 16개 단지(10단지가 10-1, 10-2단지로 나뉨)에 1만1821가구(9단지 예정, 10-2단지 미정)를 공급했다. 이 가운데 13단지는 민간매각단지로 현대엔지니어링이 1194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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