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원 돌파한 원·달러 당분간 더 오른다..무역전쟁·미 금리인상

입력 2018-07-19 06:25 수정 2018-07-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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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우호적이나 효과 적고 물가상승·자본유출 우려 커져..경기부진 속 인상 딜레마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처음으로 1130원을 돌파(종가기준)하며 9개월만에 최고치(원화 약세)를 경신했다. 연초만해도 1050원선까지 떨어지며 3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중간 무역분쟁이 확산하고 있는데다 경제호조로 미국 연준(Fed)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다만 이같은 급변동이 우리 경제에 좋을게 없다는 평가다.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과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라 한국은행이 경기 상황과는 무관하게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체크)
(한국은행, 체크)
◇한달여만에 60원 넘게 급등, 더 오른다 =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2.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19일(1132.4원) 이후 최고치다. 또 단기 저점을 보였던 지난달 7일(1069.0원) 이후 63.3원(5.9%) 급등한 것이다.

이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상원의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는 호조를 보이고 있고 금리인상도 점진적이지만 계속하겠다고 언급한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금리인상을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려 잡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9월과 12월 추가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 큰 영향은 미중간 무역분쟁이 실제 관세부과 조치로 이어지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큰 것은 미중간 무역갈등이다. 위안화도 급등했다”며 “강한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125원을 돌파하면서 일단 변동성 확대구간으로 진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요인이 하루아침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즉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에 고율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8월말까지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저항선은 1155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그 위로 더 올라 갈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강세인 반면 위안화는 약세다. 원화도 위안화에 연동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나 통화정책 측면에서 미국과 유로존, 일본의 상황차이를 고려하면 달러화 강세 방향이 단기간에 바뀌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보다는 내년에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는 원·달러가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수출 증가 등 긍정적 효과 단기에 그칠 듯 = 연초 원·달러 환율 하락을 우려했었다는 점에서 지금의 상승은 수출기업들에게 가격경쟁력을 강화시켜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원화뿐만 아니라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긍정적 측면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신흥국 통화가 동반 약세다. 수출기업의 수익성에는 분명 도움을 주겠지만 수출이 더 늘어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수입물가 상승에 따라 하반기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문정희 이코노미스트도 “단기적으로는 수출에 도움이 되겠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교역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본유출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원·달러가 너무 낮아 걱정이었다.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현 수준의 원·달러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 수준에서 추가로 오를 경우 자본유출 우려가 확산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은도 한미간 금리차를 고려해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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