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구광모 체제, 대규모 투자 쏟아낸다

입력 2018-07-19 09:39 수정 2018-07-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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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의 첫 번째 투자처로 지목된 LG화학이 여수에 이어 중국에서 투자를 이어간다. LG 각 계열사의 신사업 포트폴리오가 구 회장 체제 들어 하나씩 발 빠르게 실현되고 있다.

19일 LG화학에 따르면 김종현 부사장(전지사업본부장)은 최근 중국 장쑤성 난징시를 방문해 장쑤성·난징시 당위원장과 미팅을 갖고 빈장(Bingjiang) 개발 구역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제2 배터리 공장은 오는 10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10월 상업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2023년까지 연간 32GWh의 생산능력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난징시에 있는 LG화학 배터리공장의 생산능력은 3GWh다. 1GWh는 약 3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투자로 LG화학은 2023년까지 총 35GWh의 거대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LG화학은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제3의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NCC는 대표적인 석유화학업계 생산 시설로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비롯한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여수 투자는 구 회장 체제 아래 이뤄지는 첫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LG 각 계열사의 신사업 포트폴리오가 하나씩 실현되면서 구 회장의 경영 윤곽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번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리스트 제외 상황에서 결정된 통 큰 투자라는 평가다. 중국은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30~40%를 차지하는 무조건 돌파해야 하는 ‘필수 시장’으로 꼽힌다. LG화학은 중국 내 공장 설립으로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매듭을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수 공장 투자는 확고한 에틸렌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LG화학의 전체 에틸렌 생산량은 220만 톤으로, 업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롯데케미칼로 LG화학과 10만 톤 차이가 난다. 이번 여수 투자로 LG화학이 생산능력 측면에서 경쟁사인 롯데케미칼과 차이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산업용 로봇업체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LG전자가 이미 발표한 계획에 따라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지만, 구 회장의 체제 속에서 예정됐던 플랜이 차질없이 진행되어가고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적극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적인 계열사 경영 드라이브를 실행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의 계열사 투자와 고위급 임원 인사 단행 등을 살펴보면 예상보다 빠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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