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금리인상·대출규제… 자영업자, 고금리 사채시장 내몰린다

입력 2018-07-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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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 시달리는 사장님들

정부가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심사를 강화하자, 신용도가 낮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사채시장까지 기웃거려야 할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앞선 은행권 대출규제의 ‘풍선효과’로 이미 사업자대출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데, 이들이 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 대출 상환 부담이 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는 등 자영업자들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규제 강화'… "사채시장 풍선효과 우려” = 최근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자영업자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신용이 낮은 자영업자들이 2금융권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11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난 1년 전 8조 원보다 43% 급등한 규모다. 상호금융의 경우도 올 4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49조 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시점 44조1000억 원 대비 11.1% 늘었다. 높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저축은행을 통해 사업자금을 끌어 써오던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2금융권에도 강도 높은 대출규제가 적용된다면 이들은 저축은행 대신 사채시장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대부업체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대부업체의 자영업 대출잔액은 8067억 원으로 불과 반 년 만에 20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 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을 조이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너무 획일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사채시장으로 대출이 몰리는 등 계획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대출금리 1%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110만 원 올라”…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까지 = 이와 더불어 최근 금리 인상 기조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현실도 자영업자를 궁지에 내몰고 있다. 대출규제가 금융권 전반에 확산하면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는 동시에 대출금 갚는데도 곤욕을 치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 부채를 지고 있는 가구의 이자지급액은 평균 94만1000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자영업자의 증가폭은 112만2000원으로 평균보다 20만 원가량 높았다. 특히 연평균 이자지급액 증가분은 하위 20%인 1분위의 경우 5.8%포인트 늘었다. 또 한은에 따르면 대출 가산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 차주의 부도 증가 확률이 비자영업자보다 3~4배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연이은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률은 앞으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더욱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8350원으로 정했다. 올해 7530원보다 10.9% 오른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한은의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토대로 2008년부터 2016년까지의 최저임금 상승과 소매업 영업이익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 상승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소매업 영업이익률은 0.28%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 대출 고유의 특성을 보다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 대출은 가계대출과 달리 신용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고 부채상환능력 평가에 필요한 정보가 산재해 있다"며 "대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축하고, 이들의 현금흐름과 부채 상환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생계형 자영업자를 기업형 자영업자와 구분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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