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선두주자 쿠팡, 워라밸은 역주행

입력 2018-07-19 10:19 수정 2018-07-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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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 2교대 근무제 시범운영 반발…휴무일 임의 배정 잡음도

‘로켓배송’ 도입으로 한때 소셜커머스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쿠팡이 최근 들어 워라밸에 역행하는 움직임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진취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자사 배송을 책임지는 쿠팡맨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최근 2교대 근무제를 시범운영하면서 쿠팡맨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18일엔 쿠팡맨으로 근무 중인 한 직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쿠팡맨들의 휴무를 랜덤으로 지정하기 때문에 일정을 잡을 수 없어 사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2교대 근무를 실시해 가정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2교대 근무제는 현재 테스트하고 있는 제도로 향후 순차적으로 확대하려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쿠팡맨들도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거 같은데 아직 도입이 확정된 게 아닌 만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해명했다.

쿠팡은 최근 들어 쿠팡맨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달 초엔 쿠팡맨의 휴무일을 임의로 배정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시스템은 노사 관리 측면에서 효율성을 띠고 있지만 쿠팡맨의 컨디션이나 개인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해진다. 일각에선 자체 컴퓨터로 2주치 예상 물량과 휴무일을 모두 정하는 만큼 52시간 근무제를 피해 쿠팡맨들의 업무량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엔 시간외수당 미지급과 관련해 쿠팡 측이 인정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쿠팡이 포괄임금제 임금지급계약을 통해 쿠팡맨들에게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해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변연배 쿠팡 부사장은 사내 공지 메일을 통해 “시간외수당 미지급 건은 회사 측에서 미리 파악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1년 4개월간 미지급된 수당 13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해당 사안을 인정한 바 있다.

직원들과의 연이은 마찰은 이웃 기업 위메프가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것과 비교되면서 업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위메프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한 달 앞선 6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서 “앞으로도 직원들의 가정과 일의 조화를 위해 회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위메프의 경우 배송을 전문업체에 맡기고 있어 배송 서비스를 둘러싼 마찰이 없지만 워라밸을 이끄는 기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등장 초기 혁신적인 배송과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주목받았던 쿠팡은 지난해 6000억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와중에 배송 담당직원들과의 잡음까지 불거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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