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김경수·노회찬 혐의 잡아라… ‘진술·증거·계좌’ 퍼즐 맞추기

입력 2018-07-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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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의 실체 규명에 나선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에 착수한 지 20여 일이 지났다. 주어진 1차 수사기간 60일 중 중반에 접어들면서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의 자금 흐름과 고위 관계자와의 연루 등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 초반 특검은 드루킹(필명) 김동원 씨를 비롯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관계자를 줄줄이 소환해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했다. 수사 이틀째 드루킹을 첫 소환한 데 이어 서유기(필명) 박모 씨, 솔본아르타(필명) 양모 씨, 파로스(필명) 김모 씨, 둘리(필명) 우모 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이들을 각각 3~5차례 사무실로 불러 집중 조사했다.

이어 18일 드루킹 일당을 상대로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드루킹이 이끈 경공모 핵심 회원인 아보카(필명) 도모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 위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특검은 17일 새벽 도 씨를 긴급체포했다. 특검 관계자는 “가담한 것으로 볼 증거가 상당한 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혐의를 부인했다”며 “또 조사를 받으면서 본 피의자의 모습 등에 비춰 긴급체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도 씨는 드루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핵심 인물이다. 도 씨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드루킹 측이 노회찬 의원 측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만남을 주선하고 경공모 회원을 상대로 모금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위조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드루킹은 노회찬 의원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특검은 노 의원 측에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으나 도 씨가 증거를 조작해 이 같은 사실을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특검은 드루킹 측이 노 의원 측에 2차례에 걸쳐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특검은 드루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간 연결점을 파헤치는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모 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당시 자료를 확보했다. 한 씨는 인사 청탁 등 편의에 대한 대가로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 원 상당의 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드루킹과 정치권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노회찬 의원, 김경수 도지사 등 주요 대상자의 소환 시기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춰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관련자를 다 소환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시점은 진술, 물적증거, 계좌추적 등이 일치돼야 한다”며 “그래야 주요 대상자를 소환해 추궁할 때 실체적인 진실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자금추적과 함께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프로그램, 장비 등에 대한 조사와 물적증거 확보도 진행 중이다. 특검은 드루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시작으로 네이버ㆍ다음ㆍ네이트 등 포털 3사를 압수수색했다.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제작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를 받는 우 씨(둘리)를 집중 조사해 프로그램 개발 경위와 작동, 사용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우 씨는 2016년부터 ‘킹크랩’ 초기 버전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드루킹 일당이 운영한 느릅나무 출판사에 현장조사를 실시해 유심칩이 제거된 카드 53개와 휴대폰 21개를 발견했다. 발견된 유심칩 카드에는 경공모 회원으로 추정되는 닉네임이 적혀 있었다. 특검은 유심칩 판매사 3곳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고 가입자에 대한 인적사항을 조사해 댓글조작 프로그램이 사용된 휴대폰을 특정했다. 유심칩과 사용된 핸드폰 간의 연결점을 찾은 특검은 해당 물건이 카드에 적혀 있던 닉네임 사용자와 일치하는지 확인 중이다.

16일에는 파주 송촌동 소재 컨테이너 창고를 압수수색해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옮겨진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약 50평 규모의 창고에서 보관된 950박스 분량의 물품을 조사했다. 발견된 노트북, USB, 태블릿PC,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 중 유심 5개, 컴퓨터 9대, 시디 5장, 유심 케이스 8개, 외장 하드디스크 6개, 휴대폰 9개 등 49점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특검이 창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회계 관련 장부 등 자료를 다수 확보하면서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이미 살펴본 느릅나무 출판사에서도 휴대폰 등이 발견되면서 초기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이 발견한 장부에는 경공모의 자금 규모, 흐름, 관련자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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